지역신문/지역언론과 관련된 멋진 아이디어, 그리고 그 현실 적용 사례를 오늘 접하게 되었다.

먼저 그 적용 사례를 살펴보자.
스위스에 위치한 알프스 산봉오리 '융프라우 (Jungfrau, '처녀'라는 뜻)'는 한국 사람들에게도 잘 알려진 유명 관광지다. 관광객들은 으레 산 정상(해발 4158m) 가까이에 위치한 기차역 '융프라우 요흐 (Jungfraujoch)'(해발 3471m)까지 기차를 탄다. 그리고 대부분의 경우 구름에 가려 보이지 않는 산봉오리를 뒤로 하고, 사진 몇장 찍고 다시 '인터라켄 (Interlaken)'이라는 출발 도시로 돌아온다. 산봉오리는 보지 못했서도 오르는 길에 그리고 내려오는 길에 만났던 산 중턱의 아기자기한 마을들은 관광객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선물한다.

통나무집(? 외형상...)들이 험한 산자락에 모여 앉아 동화속 마을들을 만들었다. 이 마음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즐겨보는 지역신문, 융프라우 차이퉁 (Jungfrau Zeitung)이 오늘의 주인공이다. 이 신문사는 '세계 최초 마이크로 신문'이라고 스스로를 칭하고 있다. 마이크로 신문? 뭘까? 내가 모르는 유행어인가? 이 신문이 대상으로 하는 지역의 총 인구는 약 5만명. 이들은 많게는 몇 백명씩 모여살지만 적게는 한두 가구씩 떨어져 살기도 한다. 이 마을들이, 사람들이 모여 '마이크로 코스모스'를 이룬다고 위의 신문사는 설명하고 있다. 이 5만명 중 약 2만 5천명이 '융프라우 차이퉁'을 정기 구독한다-1년 정기구독료 155프랑, 약 15만원-. 그런데 이들 정기 구독자들에게 신문이 매일 배달되지는 않는다. 일주일에 단지 두번 (화요일과 금요일), 그것도 신문이 아니라 '출력물(? Printout이라고 불린다)'이 전달된다. "무엇의 출력물일까?" 바로 '온라인 플랫폼'의 내용물(콘텐츠)이 선별되어 종이에 출력되는 것이다. 온라인 플랫폼은 4개의 플랫폼으로 다시 세분된다. 1. 뉴스 플랫폼, 2. Web TV 플랫폼, 3. 시장/광장 플랫폼, 4. 7일 (7 days) 플랫폼. 3번 플랫폼에는, 부음, 출산 축하, 생일 축하, 입학/졸업 축하, 결혼 축하 등의 마을 소식들이 '광고 형식'으로 올라온다. 4번 플랫폼에는 7일간의 각 마을에 있는 행사/공연 소개가 담겨있다. 이 4개의 플랫폼에 담겨있는 내용물들(콘텐츠)은 편집진들에 의해 '마을 맞춤형'으로 선별되고, '마을 맞춤형 광고'들과 함께 출력(Print out)된다. 여기서 내용물들의 기술형식은 이른바 '마이크로 포멧 (microformat / microcontent)'이다. 그리고 출력물을 위해 별도로 생산된 내용물/뉴스는 없다. 뉴스, Web TV, 부음 및 각종 축하 소식도 온라인에서 무료로 볼 수 있다. 항상 온라인을 통해 뉴스나 마을 소식을 접할 수 없는 사람들을 위해 '출력물'을 만들었는데, 온라인 플랫폼 방문자의 증가와 함께 '출력물' 정기구독자가 동시에 급성장했다고 한다.
여기까지 '융프라우 차이퉁' 소개다.

이들의 멋진 아이디어를 함 살펴보자. '여기'를 클릭하면 자료를 보거나 내려받을 수 있다. 유감스럽지만 독일어다. 핵심 내용은 5쪽에서 9쪽에 모여있다. 독일어도 몇개의 단어로 구성되어 있다. 1. Publizistik, 뜻은 저널리즘, 즉 내용물, 2. Werbung, 광고, 3. Nutzer, 사용자다. 이 3개가 일치하면 '최적 (optimal) 상태'라는 거다. 7쪽을 보자. 뉴욕타임즈 자회사인 'International Herald Tribune'을 예로 들면, 기사내용은 '이라크', 광고는 '삼성', 사용자는 '중국인'이다. 8쪽은 독일 대표 주간지/온라인 뉴스플랫폼 '쉬피겔'을 예로 들고 있다. 기사내용은 '메어켈 독일 총리', 광고는 '맥주회사(Warsteiner라는 지역이름)', 사용자는 '칼스루에' 지역 사람들. 그리고 마지막 9쪽은 '융프라우 차이퉁' 즉 자신들 소개다. 기사내용은 '융프라우 산자락에서 열리는 한 청량제 회사의 공중 비행쇼에 대한 찬반 논쟁', 광고는 '브라이언 아담스의 공연', 사용자는 융프라우 지역 한 마을 사람들.

종합적으로 볼 때 개방, 사용자 참여 및 연결망 등 이른바 '웹 2.0'의 특징들은 찾아 볼 수 없다. 비록 상표명('융프라우 차이퉁')에서는 '신문'을 표방하지만, '출력물' 개념은 신선하다. 온라인 플랫폼 우선 원칙과 (항상 '온라인'일 수 없는 소비자를 위해 출력물을 배달하는) 사용자 편의성을 충실히 따르고 있다. 또한 지역신문/언론이 가장 집중해야할 내용물이 '지역 소식'임을 강조하고 있다. 매우 훌륭한 생각들이다. '융프라우 차이퉁'은, 험준한 산세가 갈라 놓은 마을 사람들의 소통의 도구 역할을 충실히 하면서, 한편으로 돈도 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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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강정수 @npool

2008/08/09 08:24 2008/08/09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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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벨리 지역신문: Mercury News
90년대 말, 2000년대 초 '닷컴 버블' 시절, 미국 실리콘벨리는 새로운 기술혁명이 탄생하는 지역으로 칭송받았고, 순식간에 전세계 IT 종사자들의 성지가 되었다. 그 기세가 잠시 꺽이는 듯 하더니 이른바 'Web 2.0 버블'과 함께 실리콘벨리와 인근 도시 '산 호세 San José'는 다시 한번 전성기를 맞고 있다. 이 첫번째와 두번째 버블의 차이점을 한 지역신문의 성장과 쇠락을 통해 읽어 보자.

San José의 오래된 지역신문, Mercury News는 닷컴 버블시절 전세계적인 유명세를 얻게된다. 이 지역신문에는 새로운 기술동향과 업체소식들이 그 어느 다른 신문 및 방송 보다 먼저 보도되었고, Mercury News는 IT 뉴스를 세계 다른 신문들과 여타 매체들에 전달하는 '뉴스 에이전시'로 성장하였다. 그리고 몰려든 IT 종사자들이 살 집을 찾고, 일자리를 찾고, 새로운 협력 파트너를 찾고, 그들만의 각종 파티 정보를 찾는데 없어서는 안될 지역 생활정보 매체라는 본연의 역할도 멋지게 수행했다. 즉 디지털 시대가 본격화되던 즈음에도 '종이신문'은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핵심 '중계자'로서 기능했다. 특히 IT 종사자들과 식당, 술집, 스포츠센터, 영화관 등 동일한 '생활 공간'을 함께 나누면서 살았던 Mercury News 기자들은 생생한 뉴스를 만드는 주역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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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번엔 사정이 많이 달라졌다. '열린 웹'에서 출발한 온라인 상의 각종 커뮤니티 (특히 업소록에 기초한 지역 커뮤니티, 예: Boulevards), 지역뉴스 전달 서비스 (Local News Aggregator, 예: Topix), 벼룩시장 (예: Craiglist) 그리고 블로그 등이 '종이 신문' Mercury News의 처지를 어렵게 했다. 판매부수가 급감했고, 광고 매출이 줄어들었다. Mercury News는 최근 '긴축 경영'을 결정했다. 즉 기자들을 해고했다. (관련기사 보기) 숫자상 단순 비교를 하면, 2000년 Mercury News의 기자는 약 400명에 이르렀다. 그러나 2008년 3월 현재, 그 규모는 170명으로 줄어들었다. Mercury News의 웹 사이트를 보자. 매우 훌륭하다. 한마디로 갖출 것은 다 갖추었다. 깔끔한 디자인, 비디오 뉴스, 블로그, 파드케스팅, 지역 이벤트 온라인 달력까지... 그러나 방문객은 늘지 않는다. 아니 감소추세다 (Alexa.com 통계보기).

지역 미디어 콘텐츠 공유 네트워크: Virtual Valley Network
Mercury News의 약세를 틈타, 6개의 지역 미디어 업체들이 '콘텐츠 공유 네트워크 Virtual Valley Network'를 만들었다. 단일 플랫폼을 만들기 보다는, 참여 6개 업체들의 콘텐츠를 각자의 플랫폼에서 자유롭게 서로 이용한다고 한다.
참여 업체들을 살펴보자. 지역 방송국 NBC Channel 11, 주간 신문사 Metro Newspapers (Metro Silicon Valley, Metro Santa Cruz, 온라인: Metroactive), 지역 온라인 커뮤니티 Boulevards, 지역뉴스 전달 서비스 Topix (USA Today를 소유한 Gannett가 Topix에 지분참여하고 있다), 그리고 두개의 '시민 뉴스' 업체 Los Gatos ObserverSan Jose Insider가 Virtual Valley Network를 구성하고 있다. 참여 업체들의 콘텐츠를 상호 이용해서, 각자의 핵심역량를 기반으로 성장하려는 새로운 '분산형 협업 모델 (local crossmedia partnership)'이다.
이번 3월초에 시작했으니, 그 가시적 성과를 알 수 있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 같다. 그러나 참여 업체들의 모 기업들(NBC, Gannett)의 규모와 영향력에 미루어 보아서, 이번 협업 모델이 성공할 경우 그 파급 효과는 작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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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강정수 @npool

2008/03/16 08:33 2008/03/16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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