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의 보고서는, 1대1 심층 인터뷰를 통해 젊은층(조사대상: 18명, 18세에서 34세, 6개국)의 뉴스 소비양식을 분석하고 있다. 조사규모가 워낙 작아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결론을 내릴 수는 없지만, 그 분석 결과는 매우 충격적이라 많은 논쟁의 가능성을 담고 있다. (이 보고서는 AP통신의 경영진 내부 토론용으로 작성되었으나, 보다 광범위한 의견 수렴을 위해 공개되었다고 한다.)
핵심 주장은, 온라인 뉴스의 범람이 젊은층의 ‘뉴스 피로현상 News Fatigue’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조사 대상자 18명 모두에게서, 시시각각 온라인에서 쏟아지는 뉴스들이 각 개인의 인지 한계를 넘어서는 수준임이 드러났다. 이는 조사 대상자들에게 일반적인 ‘정보 욕구’가 존재하지 않거나 약해서도 아니다. 오히려 ‘깊이 있는 정보’에 대한 욕구가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한 사건’에 대한 수많은 업데이트 뉴스들(Updates: 여러 경로에서 시시각각 추가되는 보충 뉴스 및 기사들로 해석하고 싶다)이다. 쉽게 말해, 누군가에게 A라는 사건에 대해 아는 척하기 위해 읽어야할 기사가 너무 많거나, 또는 A 사건의 새로운 양상을 알리는 제목의 기사들이 너무 많다는 이야기다.
보고서 작성자들의 의견에 따르면, 이러한 현상이 반복되다보면, “뉴스 및 기사 = 피곤하고 귀찮은 것”이라는 인식 또는 고정관념이 뉴스 소비자들에게 생겨나게 된다는 것이다. 특히 이러한 ‘뉴스 피로현상’이 나타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은, 동일한 사건 또는 내용에 제목만 다른 뉴스/기사들이 범람하는 것이다. 어디서 많이 듣던 이야기다!
보고서는 이러한 ‘뉴스 피로현상’에 대해 나름대로 명쾌한 답변을 제시하고 있다. 수많은 ‘업데이트 뉴스/기사(Updates)’ 보다는 적은 수의 깊이있는 ‘분석 뉴스/기사(future news)’가 뉴스 피로현상을 치료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젊은층은, 한 사건의 현재 상태에 대해서도 알고 싶지만 이 사건의 의미는 무엇이고 이 사건이 앞으로 어떻게 발전할지에 더욱 관심을 가진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러한 분석 뉴스/기사를 future news라고 명하고 있다.
온라인 뉴스는 이메일처럼 하루에도 여러번 확인/소비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즉 온라인에서는 조간신문, 저녁뉴스처럼 정해진 시간에 뉴스를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자주 짬을 내서 잠깐 잠깐 뉴스/기사를 소비한다. 여기까지는 매우 뻔한 이야기다. 그러나 이러한 배경때문에 많은 통신사와 언론/방송사들이 소비자들의 시선 및 관심을 사로잡을 자극적인 뉴스 ‘제목’ 생산에 열을 올리게 되는데, 이것이 소비자가 결국 뉴스 소비 전체를 거부하게 되는 ‘공멸’의 길이라는 주장이다.
스팸 메일 클릭해서 몇번 황망한 경험을 하다보면 스팸성 메일과 아닌 메일을 구별하는 능력도 생기기 마련이다. 반면 반가운 발신자 메일 주소만 확인해도, 기쁜 마음으로 클릭하거나 스팸 메일 보관함에서 소중히 골라내 곤 한다. 하루에도 수차례 메일을 확인하는 것은 이러한 즐거움 또는 유용성때문이다. 온라인 뉴스도 마찬가지다.
(위의 보고서는 이 밖에도 몇가지 다른 유익한 시사점들을 담고 있다. 예를 들어 ‘해학이 넘치고 부담없는 뉴스 쇼’를 젊은층이 좋아하다는 것 등등)
(여담: 개인적으로 최근 뉴스사이트를 하루에 클릭하는 횟수보다 RSS 리더기를 열어보는 횟수가 더 많다. 리더기로 작은 실험 하나를 해보았다. 이른바 조중동이라 불리는 한국 대형신문사들의 기사들을 시험삼아 RSS 리더기로 구독해 본 적이 있다. 동일한 제목의 기사(피드)가 하루에 몇번씩 발송되는지, 위의 3개 신문사가 하루 평균 천여개에 가까운 기사(피드)를 발송하는데 그 중 몇개를 클릭하게 되는지 나 스스로 테스트해 보았다. 다른 분들도 딱 일주일만 해 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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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저의 증상은 포털사이트에 노출된 선정적인 제목만 보고 기사를 읽지 않았으면서도 마치 기사를 읽은 마냥 남에게 아는 체를 한다는 것입니다. 중증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