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독일 신문시장 지형: 지역신문의 지배
연방 국가인 독일의 신문 시장은 지역 신문 중심이다. 현재(2007년 기준) 334개의 지역 신문-일간지-들이 하루 평균  1485만에 이르는 판매 부수를 기록하고 있다. 독일에서 '전국 신문'이라고 함은 지역 신문들 중에 신문이 발간되는 지역을 넘어 전국에서 골고루 판매되는 신문을 지칭한다.  예를 들어, Süddeutsche Zeitung (SZ)은 뮌헨 지역을 중심으로 발전한 독일 최대 전국지다 (약 45만 부). Frankfurter Allgemeine Zeitung (FAZ)은 프랑크푸르트를 중심으로 한 전국지, 이런 식이다. 2000년을 기점으로 베를린 지역 신문들이 전국 신문을 지향하며 공세적인 마케팅을 전개했으나, 그 비용을 감당하지 못하면서 오히려 다른 지역신문사나 미디어 기업들에게 인수되는 결과를 나았다. 현재 독일 통계청에 따르면 총 8개의 전국지와 3개의 경제 일간지가 존재한다.(주간지 제외, 황색 신문 Bild 제외)
여기서 한가지 확인하고 넘어가야할 사실은, 전국 신문이라고 해서 지역 신문보다 많이 읽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판매부수가 이를 입증한다. WAZ(Westdeuschte Allgemeine Zeitung)는 '루르 지역'을 근간으로 하는 독일 최대 '지역 신문'이다. 판매부수는 58만부를 기록하고 있다. 즉 SZ보다 WAZ의 판매부수가 많은 것이다. 신문 판매/배포 지역의 구분에 따라, 신문의 영향력이 전국적이냐 지역에 한정되어 있는가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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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핵심 수입(벼룩 시장) 감소
예의 '신문의 위기'가 독일에서도 나타나고 있는가? '신문의 위기'는 지역 신문이냐 전국 신문이냐에 따라 차별적으로 독일 신문 시장에 나타나고 있다. 일단은 전국 신문들의 위기만 가시화되고 있는 형국이다. 이는  전국 신문과 지역 신문의 비용 및 수익 구조의 차이에서 크게 기인한다.
전국 신문이던 지역 신문이던 독일 신문의 제 1 수익원은 '벼룩시장'이다. '월세-독일에는 전세 제도가 없다- 방/집 광고', '중고 자동차', '중고 가구', '일자리', '부음', '애인 구하기(예:건장한 체구의 41세 솔로 남, 여자 친구 구함)' 등. 제 2 수익원이 기업 광고다.

첫번째 문제는 전국 신문이라고 해서 전국을 대상으로 하는 벼룩시장을 운영하지 않았다는 것에 있다. SZ는 뮌헨 지역, FAZ는 프랑크푸르트 인근만을 벼룩시장으로 포괄했다. 물론 지역 신문에 비해 기업광고의 단가가 매우 높으나 전통적으로 이 두 신문은 기업광고를 많이 게재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물론 그  만큼 '품격'은 유지되었다. 기업/상품광고들이 신문 지면을 차지하는 비율에 있어서도 지역 신문들이 전국 신문을 월등히 앞서고 있다.
기업광고 수익은 '경기 순환'에 따라 크게 요동친다. 대표적으로 2002년 독일 경기 침체기에 SZ를 비롯한 전국 신문들은 줄어드는 기업 광고로 매우 큰 적자를 기록했다. SZ의 2002년 적자 교모는 7660만 유로에 달했다.

두번째 문제는 이와 연관해서, 이 '벼룩시장'이 인테넷에 의해 가장 크게 잠식 당하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곳은 전국 신문사들이다. 지역 신문사들은 일찍이 '미디어 기업'으로 자기 전환을 시작하면서 수입원을 다변화했기 때문이다.


3. '국제화/세계화': 비용 증가
끝으로, 독일 전국 신문들이 겪고 있는 위기의 직접적 원인은 90년 후반 이후 두드러진 '비용과 수입'의 불균형에 있다. 이 불균형의 배경으로는, 90년대 불었던 독일 신문사 및 미디어 기업들의 '국제화/세계화 전략'을 들 수 있다.
이른바 동서 유럽을 나누었던 철의 장막이 무너지면서, 독일 기업들은 너나할 것 없이 동유럽 기업들을 구매하기 시작했다. 동유럽 국영 통신/방송사들이 독일 기업들 손에 들어갔다. 이 때를 놓치지 않으려는 독일 미디어 기업들도(일부 지역 신문사들은 외부 투자자들의 도움을 받아 재빠르게 '미디어 기업'으로 거듭나기 시작한다) 동유럽 신문/잡지 시장을 사실상 '점령'하게 된다. 동유럽에서 흘러들어오는 수익, 동일 신문 콘텐츠를 사용하면서 얻게 되는 시너지 효과 등으로 독일 미디어 기업들은 지난 10년간 빠른 속도로 성장하게 된다. 여유돈으로 독일 각종 주간지를 인수하거나, 경제지를 사들이거나, 밴처 기금을 마련해서 각종 인터넷 기업들을 인수하는 등 독일 최대 '투자자' 그룹으로 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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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신문들이 그들간의 합종연횡 또는 외부 투자자와 결합을 통해 동유럽 시장으로 쭉쭉 성장해 온 것 반해, 전국 신문들은 불쑥 늘어난 신문 제작 비용으로 허덕여 왔다. 국제화/세계화는 전국 신문 제작 비용의 기하급수적인 증가를 일으킨다. 동유럽 국가들, 아시아에 파견된 기자단을 운영하는 '새로운 비용', 경제 지면 확대에 따른 '추가 비용' 등등. 그러나 지역 신문들은 여기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왔다. 지면 구성의 핵심은 변함없이 '지역 소식'이기 때문이다. 생산 기술의 발전, 동유럽의 저렴한 노동력의 유입 등으로 오히려 생산 비용 절감 효과를 만끽할 수 있었다.

4. 독일 전국 신문의 위기: SZ와 FAZ
지역 신문사들이 '미디어 기업'으로 전환하면서 급성장을 하던 1990, 2000년대 SZ와 FAZ는 '순수하게(?)' 신문 제작에 집중한다. 판매부수는 정체하거나 작은 감소를 보였고, 급속히 줄어드는 벼룩시장 수익, 경기 순환에 요동치는 기업 광고 수익, 그러나 점점 커져가는 '제작 비용'으로 장기적인 경영 위기를 맞게된다.
또 하나의 어려움은, '기자 중심'의 신문사로서 그 내부에는 미디어 환경 변화를 연구하면서 기업 혁신을 담당할 층이 두텁지 못했던 점에서 기인한다. 이에 반해 지역 신문사에서 미디어 기업으로 전환한 기업들에는 '기업 이익'을 최대 과제로 하는 각종 기구/자회사들이 존재하고 있어, 이들이 신문/잡지 시장 환경 변화에 비교적 여유있게 대응책을 마련/현실화하고 있다.
독일 4위 전국 신문인 Frankfurter Rundschau(FR)는 수익 악화에 따라 2004년 일찌감치 다른 기업 (독일 사민당 SPD: 독일은 정당이 '기업'을 운영할 수 있는 독특한 나라인데, 독일 사민당은 당원들의 당비 다음으로 그들이 소유하고 있는 지역 신문사/출판사를 통해 '수익'을 얻고 있다.)에 매각되었다.

2007년, 독일 전국 신문의 대표 주자 SZ와 FAZ는 역사적인 전환을 맞는다.
10월 5일 독일 전통적인 보수신문을 대변하는 FAZ는 신문 1면의 편집 원칙을 바꾼다. 신문 1면에는 어떤 광고도 어떤 사진도 게재하지 않는다던, 보수적 '흑백 편집' 원칙을 버린 것이다. 이는 꾸준히(?!) 줄어 들고 있는 판매 부수에(2000년 초반 44만부, 2007년 약 36만부) 무릎을 꿇고 만 것이다.
여기에 12월 SZ의 매각은 더욱 충격적이다. 지속적인 경영난으로 큰 재미(?)를 보지 못한 '주주'들이-SZ는 창립 기자들의 자식/가족이 소유하고 있었다- SZ를 Südwestdeutsche Medien Holding (SMH)에 매각해 버린 것이다. 이 SMH는 슈튜트가르트 지역 신문이 미디어 기업으로 성장한 경우다.
이제 유일하게 남은 '독립 전국 신문'은 수년째 경영난에 허덕이고 있는 FAZ다. 물론 그 운명도 오래 남지 않았다. 누적 적자 규모의 폭이 SZ를 넘어서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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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1/03 17:18 2008/01/03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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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pree 2008/01/04 19:0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독일 신문의 경우에는 벼룩시장의 수익이 여타 광고수익을 넘어서는군요... 한국 신문들의 경우도 경영난에 허덕이기는 마찬가지이지만, 기업 및 제품 광고수익이 대부분의 수익원을 차지하겠죠? 여기던 저기던 양질의 기사만으로 신문사들이 살아남을 길은 없는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