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뉴스) 유료화! 2010년 전 세계 언론사들을 사로잡고 있는 단어다.
“온라인 광고수입은 과거 신문산업이 누렸던 수입에 턱없이 모자란다. 보라 2008년과 2009년 경기침체에 따른 광고수입 감소를, 그리고 그에 따른 언론사들의 줄도산을! (정말?) 또한 광고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언론은 상업주의에 빠질 수 밖에 없다! (아하?) 열심히 일한 것은 우리 언론사들이나, 그 과실을 따먹은 것은 네이버, 구글 등 검색서비스업체가 아닌가? (혹 언론사들이 인터넷 생리를 잘 몰라서 그런 것은 아닐까?) 사회적 공기인 언론이 위기에 빠져있다. 정부는 보조금을 통해 언론산업을 도울 것이고, 독자는 부도덕한 ‘공짜주의’를 벗어던지고 이제 그만 ‘양지’로 나오라!”

위의 논리는 언론사의 일부 주장을 지나치게 극단화한 것이다. 그들 또한 나름 자기개혁을 통해 인터넷 네트워크의 기본 원리를 하나씩 배워가고 있다.
하지만 신문 ‘정기구독’ 방식에 기초한 온라인 뉴스 유료화는 안타깝게도 불가능에 가깞다 (참조글 보기). 개인적으로 유료화를 반대하지 않는다. 월스트리트 저널과 파이낸셜 타임즈와 같은 ‘월 정액제’ 유료화 방식을 뉴스사이트에 적용하는 것은, 해당 언론사의 자유다. 그러나 그 성공 가능성은 매우 낮다(참조글 보기). 이런식의 유료화는 인터넷 네트워크에서 ‘고립’을 자초하기 때문이다. 또한 네트워크에서 고립된다는 것은 소비자로 부터 잊혀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때문에 유료화에 대한 찬/반 논쟁보다는 네트워크 경제에서 어떻게 유료화가 가능한지 새로운 지평에서 새롭게 논의되어야 한다.
블로그계라고 사정이 그렇게 녹록한 것은 아니다. 민노씨(@minoci)가 정확하게 지적했듯이, 한국 블로그계는 기업들의 잘못된 ‘블로그 마케팅’으로 점차 신뢰도를 잃어가고 있다. 그러나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블로거가 경제적 동기를 가지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온라인 뉴스와 블로그의 경제성은 어떻게 확보할 수 있을까? 정답은 없다. 다만 정답을 찾기 위한 ‘실험, 실험, 실험’이 절실하다.
최근 등장하는 일렬의 ‘유료화’ 실험들 중 가장 나를 매료시키는 것이 있다. 그 이름은 플래터 (Flattr)-'펄럭이다'를 의미-다. 이 서비스를 이해하기 위해, 유사 서비스를 먼저 살펴보자.

1. 캐칭글(Kachingle): 캐칭글(Kachingle)은 온라인 뉴스 콘텐츠를 위한 이른바 ‘크라우드펀딩(crowdfunding)’ 시스템이다 (위키 보기). 작동원리를 위해하기 위해 아래 그림을 보자.
사용자 삽입 이미지
예를 들어 한 소비자는 한달에 5천원을 뉴스 및 블로그 콘텐츠 소비에 ‘자발적’으로 지불하기로 결정한다. 캐칭글에서 제공하는 소프트웨어를 자신의 컴퓨터에 설치하고, 자신이 즐겨보는 뉴스사이트와 블로그를 등록한다. 이 소프트웨어는, 소비자가 등록한 사이트 중 어느 사이트에 얼마나 자주, 얼마나 오래 머무르는지를 계산한다. 캐칭글은 이 계산에 기초하여 5천을 해당 사이트에 배분한다. 또한 캐칭글은 이 5천원 중 20페센트를 비용/수수료로 받아간다.
이 시스템의 장점은 클레이 서키(Clay Shirky)가 이야기한 ‘정신적 거래비용 mental transaction cost’를 줄일 수 있다. 소비자는 개별 뉴스나 블로그 포스트의 ‘가치’ 또는 ‘가격’이 얼마일까 일일이 고민할 필요가 없어진다. 바로 개별 소비자의 이러한 ‘가치 평가’의 고민을 줄여주는 ‘지불 편의성’이 캐칭글의 장점이다.
그러나 이 시스템은 두개의 결정적 단점을 가지고 있다. 위의 소비자가 A라는 뉴스사이트를 방문하여 다양한 기사를 읽는다고 가정하자. 이 소비자는 어떤 기사는 유익하다고 평가할 수 있지만, 다른 어떤 기사에 대해서는 정반대의 평가를 할 수 있다. 그런데 이 모든 기사 소비를 구별없이 ‘통’으로 계산할 경우, ‘지불 저항’이 발생할 수 있다. 두 번째 단점은 바로 소비자에 대한 ‘빅 브라더(Big Brother)’다. A라는 뉴스사이트에서 ‘여배우 뒷태 사진’을 제공한다고 가정하자. 이 소비자는 이러한 낚시성 사진들을 싫어한다. 그런데 그 소비자가 ‘클릭’하는 것이 모두 ‘기록’되고 있다면? 캐칭글 모델은 바로 여기서 실패를 맛보게 될 것이다. 그러나 캐칭글 모델은 클레이 서키의 ‘정신적 거래비용 mental transaction cost’라는 디지털 미디어 경제의 중요한 요소를 처음으로 구체화했다는 성과를 가진다.

2. 팁조이(Tipjoy):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팁조이(Tipjoy)는 소비자가 유익하다고 평가하는 개별 기사/블로그 포스트에 소비자가 ‘팁(tip)’을 쉽고 편하게 줄 수 있게 도와주는 서비스다. 작동방식은 다음과 같다. 기사/포스트 밑에 팁조이 버튼이 달려 있다. 이 버튼을 클릭한 이후 소비자는 자신의 ‘이메일 주소’를 입력한다. Tipjoy는 한 달에 한 번 이메일 주소를 집계하여 ‘계산서’를 해당 소비자에게 보낸다. 페이팔(Paypal) 형식과 유사하다. 팁조이는 자사 서비스를 ‘simple, social payments’라 홍보하고 있다. 소비자의 자발적 ‘팁=소액 기부금’을 모아, 온라인 뉴스 및 블로그 생산자에게 전달하는 서비스가 팁조이다.
그러나 팁조이는 두가지 지점에서 비판받을 수 있다. 첫째, 팁조이는 뉴스사이트와 블로그에 팁조이 버튼을 다는데 집중하는 공급자 중심 정책을 전개했다. 이와 반대로 소비자의 ‘자발성’을 끌어올리는 작업에는 소홀했다. 즉 소비자에게 ‘지불동기’를 명확하게 제시하지 못했다. 둘째, ‘이메일 주소’를 매번 입력해야하는 불편함이 존재한다. 물론 소비자는 자신의 신용카드 번호를 남길 필요가 없고, 페이팔처럼 아이디(ID)와 비밀번호를 입력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이메일주소 입력’은 매우 은밀한 소비자 정보 공개일 수 있다.
이런 이유들 때문인지 팁조이버튼을 클릭하는 소비자들은 소수에 불과했고, Tipjoy는 서비스 시작 1년만인 2009년 여름 회사문을 닫았다 (관련기사 보기). 그러나 팁조이는, 아마존과 앱스토어처럼 ‘원클릭(One-Click)’시스템 도입과 API를 통한 원클릭 ‘집계’라는 매우 유익한 실험을 진행했다.

3. 마지막으로 지난 2010년 2월 10일 세상에 첫 모습을 선보인 플래터(Flattr): 먼저 동영상을 감상해 보자.

가정해 보자. 소비자는 한 달에 5천원을 디지털 콘텐츠에 지불하기로 결심한다. 블로그 포스트, 팟케스팅, 음악, 뉴스/기사 밑에는 이른바 Flattr 버튼이, 페이스북, 트위터, 디그(Digg) 등 다양한 소셜 북마크(social bookmarks)와 함께 나타난다. 해당 콘텐츠가 맘에 들 경우, 소비자는 플래터 버튼을 클릭한다. 클릭수는 디그(Digg)처럼 누적되어 해당 콘텐츠 밑에 보여진다. 위의 소비자가 한 달 동안 열번을 클릭했다면, 클릭한 각 콘텐츠에 5백원씩 전달된다. 백번 클릭했다면 50원씩이 전달된다. 천번 클릭했다면 5원씩 전달된다. 유익한 글에 ‘고맙다’는 댓글을 남기듯, 멋진 글을 ‘Retweet’ 하듯, 자신의 생각과 통한 유쾌한 글에 Digg 버튼을 클릭하듯, 소비자들은 글쓴이/블로거/제작자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플래터 버튼으로 전한다. 소비자 개인들의 플래터 버튼 클릭이 모여, 글쓴이/블로거/제작자에게는 재정지원이 이루어진다. 집계된 버튼 클릭수는 다른 소비자들에게 좋은 콘텐츠를 찾을 수 있는 길잡이, 즉 필터링 기능을 수행한다. 플래터 버튼은 리트윗(Retweet) 버튼과 통합될 수도 있다. ‘원 클릭’으로 두가지를 동시에 할 수 있다.
플래터의 장점은, 1. 소비자의 정신적 거래비용(mental transaction cost)를 0에 가깝도록 만들수 있다. 한 달에 5천원 또는 만원을 정하는 선택과 결단은 필요하지만, 각 블로그 포스트, 음악, 뉴스를 매번 가치평가할 필요가 없다. “맘에 들어...” 그럼 클릭이다. “000 기자/블로거가 쓰는 글은 언제나 훌륭해...” 그럼 클릭이다. “나의 팔로워(follower)가 리트윗한 글, 나의 팔로워가 펄럭인-flatter- 글...” 그럼 나도 클릭하며 펄럭인다. “어머, 나의 궁금증을 풀어주었어, thank you!” 클릭이다.
플래터의 또 다른 장점이자 동시에 단점은 2. 플래터는 (간접) 네트워크 효과에 기반한 서비스라는 점이다. 가능한 많은 수의 블로거와 뉴스사이트 등이 플래터버튼을 달아야 한다. 그리고 수십만, 수백만의 소비자들이 플래터 버튼을 클릭해야 한다. 즉 초기 자원(install base)를 확보하기 쉽지 않다. 그러나 네트워크 효과가 발생하기 시작한다면, 다른 유사 서비스의 도전을 쉽게 따돌리고 시장을 장악할 수 있다.
분명 플래터는 온라인 콘텐츠의 경제성을 담보하는 ‘하나’의 유료화 가능성에 불과하다. 그러나 그 어느 때보다 이러한 소셜 마이크로패이먼트의 성공 가능성은 높아보인다. 특히 ‘고마움’을 표현하는데 넉넉한 한국 네트즌들이 있기에, 한국에서 플래터 유사서비스의 성공 전망은 다른 어떤 나라에서보다 높다.

‘작은 물줄기가 모여 큰 강물을 이룬다 Many small streams will form a large river’는 말 처럼, 수많은 작은 펄럭거림을 통해 우리 소비자들과 우리 생산자들이 서로 연결될 수 있다. 그리고 이 때 새로운 네트워크 경제의 기초가 탄생한다.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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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강정수 @npool

2010/02/16 22:25 2010/02/16 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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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동 중에 하는 잡담: 미디어, 소액결제

    Tracked from 어쿠스틱 마인드 2010/02/16 23:58 Delete

    뉴욕 타임즈가 폐간 위기에 처했었다는 이야기를 떠올리지 않아도 기성 언론의 위기가 명확한 요즘이다. / 이런 저런 이유가 많겠지만 조금 다른 쪽에서 접근해 본다면 신문사들이 온라인에서 고전하게 된 이유는 결제방식의 문제 때문이 아닐까? / 좀 유치하긴 하지만 500원 짜리 신문 한 부에 100개의 기사가 실린다면 - 그걸 온라인에서의 행위로 치환한다면 기사 1개에 도토리 0.05개를 지불하는 것이다. 모든 기사를 샅샅히 보는 경우는 드무니 관심있는..

  2. 콘텐츠 유료화에 대한 질문

    Tracked from 링블로그-그만의 아이디어 2010/02/17 14:35 Delete

    링블로그 독자 여러분 질문이 있습니다.사실 오늘 오전에 강정수 박사님의 "소셜 마이크로페이먼트, 우리가 우리를 살찌게 하자"라는 글을 봤습니다.오래 전부터 고민이었고 많은 사람들과의 대화도 있었습니다만 답이 나오지 않았던 문제였죠. 미리 고민하는 것일 수도 있지만 몇 가지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1인 미디어든 조직화된 미디어든 콘텐츠를 생산하고 미디어를 운영함에 있어서 수익 모델은 사실 그렇게 많진 않습니다. 물론 아래 외에도 다른...

  3. 저널리즘 사업성의 향후, 몇가지 노트

    Tracked from capcold님의 블로그님 2010/02/18 00:45 Delete

    !@#… 저널리즘의 향후 사업성에 대한 몇 가지 노트. 듣고 겪고 생각해오던 요점 몇가지를 토막창고에 넣고는 조금씩 덧붙이다 보니 이 정도면 (이미 관심 있는 분들에게는) 얼추 의미 정도는 통하겠거니 해서, 함께 생각을 나누자는 의미에서 공개로 돌린다.   !@#… 메모1. 변화의 기본 원칙에 관하여: 1-1. 변화는 분기점이 아닌 과정이다: 미디어 환경은 급변하고 있고, 변화의 과정은 앞으로도 계속 지속될 것이다. ...

  4. 민노씨의 생각

    Tracked from minoci's me2DAY 2010/03/16 03:39 Delete

    추천) 블로거들은 뭘로 먹고 사나 (이정환, 미디어오늘) http://bit.ly/9BicpH // npool님 의견을 대안으로 비중있게 소개. (강추. 강정수 : '소셜 마이크로 페이먼트' http://bit.ly/aajrp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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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우영 2010/02/16 23:06 # M/D Reply Permalink

    몇번 더 읽어봐야 겠습니다

    해외의 현장 흐름 정보를 바로 바로 실감나게 알려주시는 글들을 고맙게 잘 읽고 있습니다

  2. 써머즈 2010/02/17 00:20 # M/D Reply Permalink

    소액결제 시스템은 예전부터 관심도 많고 어서 도입이 되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시스템 중의 하나입니다. (제가 썼던 단상은 트랙백으로 보냅니다)

    웹이 발전하고 평등하고 어쩌고 하지만 여전히 기존의 빅 플레이어들이 안정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는 것이 바로 (합법적인) 컨텐츠 유통 시장과 결제 시스템인데 그 안에 비집고 자리를 만드는 것에는 정말 많은 의미들이 생겨날 수 있다고 생각해요.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많아서 우리나라에도 이런 서비스가 있으면 참 좋을텐데 정도로 오래 전부터 생각하고 있는데 (PG사, 카드사, 액티브엑스, 수수료 등등), 이런 논의를 보니 또 열심히 생각해보고 싶어요. 구현하는데 참여해서 결과를 내고 싶은 욕심도 있고요.

    글 잘 읽었습니다. :)

  3. 비밀방문자 2010/02/17 00:02 # M/D Reply Permalink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4. commentator 2010/02/17 11:10 # M/D Reply Permalink

    와우 생각지도 못했던 개념이네요. 아니 어쩌면 국내 웹 환경상에서 생각하기 어려운 개념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무료라는 단어에 너무나 익숙해져있고 쉬운 장벽을 포기 하기 어렵기 때문에 위와 같은 개념을 뽑긴 조금 무리가 있지 않을까 하는 걱정을 합니다. 물론 자신이 원하는 정보에 한해서는 어떠한 비용이든 선뜻 지불 하는 10대의 경우를 봤을 때 상당히 긍정적인 모델이라는 것에 저는 동의 합니다.

    Many small streams will form a large river라는 문장이 참 마음에 전해지네요. 작은 정보가 모여 큰 정보를 이루는 것과 맥락을 같이 해야 할까 싶습니다. 기부 문화의 일종으로 고사리 손에 들린 100원짜리가 끝자락에서는 수많은 이들을 살리고 있는 거대한 자본의 축복으로 변하는 것 같이 관심이 갑니다.

    게다가 제가 관심을 가지는 것 중 하나인 커뮤니티에서 가장 어려운 것이 바로 수익을 얻어 가는 부분인데 포스팅하신 것에서 약간의 힌트를 얻어 가는 것 같아 기쁘네요.

  5. 좐군 2010/02/17 11:42 # M/D Reply Permalink

    예리한 분석 잘 봤습니다.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6. 민노씨 2010/02/22 00:17 # M/D Reply Permalink

    정말 멋진 아이디어들이 많네요. : )
    이 문제는 써머즈님과 꽤 오래전부터 관심을 공유하던 문제였는데요.
    이 글을 읽으니 한줄기 빛이 보이는 기분마저 듭니다.
    관련해서 그만님이 쓰신 글도 읽었는데, 그만님의 우려(?)들도 참조해서 올 한해는 이 문제를 좀더 가시적으로 공론화하고, 또 의미있는 성과들을 내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추.
    몸살과 컴퓨터 고장이 겹쳐서 이제야 글을 읽네요. 컴퓨터는 결국 사망해서 지금 주문한 상태입니다. 아직 도착하지는 않아서 피시방에서 글을 쓰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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