ㄱ. '신뢰회복'은 지극히 규범적이고 상식적인 요구인지라 각 언론사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알아서 할 일이다. 설문조사를 돌려봐야 정확히 알 수 있겠지만, 언론 종사자들 중 소속 언론사의 신뢰도가 바닥까지 떨어졌다고 생각하는 비율은 그리 높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 '신뢰회복'이라는 주장에서 끌어낼 구체적 '행위(action/acitivity)'는 없다.
ㄴ. '뉴스생산'에 대한 발상의 전환 요구: 이와 관련해서 한국의 대형 언론사들은 자사의 온라인 뉴스사이트 혁신에 온갖 정성을 쏟고 있다. 자칭 심층보도 강화라며 동영상 뉴스를 시작했고, (토론) 커뮤니티를 활성화했고, RSS 기반 뉴스 유통을 시작했고, 블로그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또 뭘 더 해야하나? Twitter의 이른바 '집단지성'을 활용하고, Times Quiz처럼 뉴스와 게임을 결합시키면 될까? 뉴스와 '지도'를 연계해 보는 것은 어떨까? 해야할 일이 밑도 끝도 없이 많다. 이 때문인지 문어발식 확대가 쉼없이 진행되고 있다. 구체적 '행위(action/acitivity)'의 과잉이다.
그런데 추가서비스 하나에 사용자 100명씩 증가하다 보면, 언젠가는 사용자 수가 무한대로 늘어날까? 물론 이런식으로 (무한)성장이 가능할 리는 만무하다. 또한 그러한 성장이 필요하지도 않다. 한국 보수신문사들의 매체 영향력은 그들의 (부풀려진) 판매부수에서 일차적으로 기인하지 않는다. 오히려 보수신문의 내용 특히 분석틀(frame)에 열광하는 소비자-Multiplier-가, 자신들의 생활공간에서, 즉 가정, 직장-정부, 기업 등등-, 각종 만남에서 이 내용과 분석틀을 전파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매체 영향력 형성과 확대과정은 신문과 온라인 뉴스 모두 유사하다. 뉴스사이트 방문자가 그 울타리안에서 '1차 소비'를 하는 것 보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1차 소비가 '2차, 3차, 4차 소비'로 이어지게 하는 것이다. 여기서 핵심은, '2차, 3차, 4차 뉴스소비'가 대부분 이루어지는 생활공간이 다름아닌 '웹 Web 전체'라는 점이다.
매체 영향력과 직결된 '확장된 뉴스소비'의 중요성을 인정한다면, 실타래처럼 얽힌 '행위의 과잉'을 극복할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두 번째 테제: 뉴스사이트 개방하자
온라인 뉴스소비를 자사의 뉴스사이트에만 제한해서는 안 되며, 외부로 향하는 뉴스 확산을 감시 및 조정해서도 안 되며, 불펌(?!)과 스크랩을 금지하거나 추적해서도 안 된다. 오히려 소비자들에게 뉴스를 '선물'해야 한다. 가능하다면 개별 뉴스가 많은 소비자에게 도달되기 위해 뉴스의 자유로운-무료- 확산이 가능해야 한다.
온라인 뉴스의 자유로운 확산은 크게 두 가지 방법을 통해 가능하다.
첫 번째는, 뉴스/기사를 훌륭하게 평가하는 또는 논의 및 공유할 가치가 있다고 평가하는 소비자 스스로가 '수작업'을 통해 뉴스사이트 밖으로 뉴스/기사를 확산시키는 경우다. 전통적인 방법이다. 그러나 제목과 링크만 소개되는 수작업 확산에서는 '뉴스 출처'가 효과적으로 드러나지 않는다. 또는 '출처 소개' 없이 뉴스내용만 소비자들이 가져가는 '불펌(?)'도 작지 않은 경우다. 그런데 소비자들의 고마운 확산행위를 왜 '지적 재산 도둑질'로 몰아가는가? 도둑으로 몰기 때문에 '출처'가 사라진 뉴스가 유통되는 것이다. 오히려 '펌질'을 지원하고 환영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자사 뉴스를 많이 링크하고 퍼가는 소비자를 찾아, 매체 영향력 확대에 기여함을 고마워하며 '감사패'를 드려야 한다. 다만 '추천하기' 또는 '퍼가기' 형식을 개선해 '뉴스사이트 이름(brand)'이 부각되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을 뿐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MSNBC 동영상 뉴스처럼 '임베드 뉴스(embedded news)' 도입도 절실하다. '동영상 뉴스'뿐 아니라 '글자기반 뉴스'의 임베드 기능은 '추천하기/퍼가기 + 브랜드 강화'라는 두개의 성과를 가능케 하기 때문이다.

뉴스생산 및 뉴스확산:Nytimes 위젯은 매체이름(Brand)확산에도 기여할 것이다
2.1. '열린 API'는 기초투자다
'아이폰(iPhone)류의 스마트폰을 통한 뉴스소비' 또는 '킨들(Kindle)류의 전자책을 통한 뉴스소비'가 미래 뉴스소비 및 확산의 주요형태로 예견되고 있다. 개인적으로 이러한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른바 '주변기기 혁신'을 통한 뉴스소비 형식변화는 언제나 가능하다. 문제는 이러한 변화를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이다. 여기서 매우 빠른 환경변화를 따라 잡을 수 있는 '기초체력'이 중요하다. 이 '기초체력'은 환경변화 뿐만 아니라, 추가서비스 (독자 또는 협업) 개발의 출발점이다.
그리고 이 기술적 '기초체력' 향상은 뉴스사이트와 뉴스 데이타베이스를 웹표준에 맞게 재정비함을 통해 가능하다. 때문에 'API 공개'는 일회성 추가서비스가 아니라, 웹표준에 맞는 뉴스사이트 구조개혁의 첫걸음이자, 다양한 추가서비스를 묶어주는 받침판이다.
2.2. 열린 뉴스사이트는 뉴스 협업생산의 시작이다
좋은 실례 두 가지를 살펴보자. 모든 뉴스/기사가 아래의 예와 같아야 한다는 이야기는 절대 아니다. 그러나 정치/사회적으로 중요한 사건 보도, 특히 소비자 참여가 빛을 보는 사건 보도에서 '뉴스 협업생산'은 새로운 뉴스생산 양식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2.2.1. 가디언, 영국판 '쌀 직불금 부당수령' 사건 보도
최근 영국 노동당 정권이 위기에 빠졌다. 소속 정치인들이 '주택 수당'을 부당하게 수령한 사건 때문이다 (관련기사 보기). 한국의 '쌀 직불금 부당수령' 사건과 유사하다. 영국 가디언은 이 사건을 보도하면서, '누가 얼마를 부당수령했는지, 부당수령 금액 중 얼마를 환급했는지'를 표와 그래프를 통해 보여주고 있다. 특히 '표 정보(spreadsheet)'는 내려받기가 가능하다. 또한 뉴스/기사 끝부분에는,
Can you do something with this data? Please post us your visualisations and mash-ups below or mail us at datastore@guardian.co.uk라는 멋진 '협업 초대장'이 자리잡고 있다. 이 가디언의 뉴스/기사가 보여주는 '열린 정신'과 '협업 정신'은, 해당 기사의 2차, 3차 소비를 가능케 할 것이다.
2.2.2. 허핑턴포스트, 이란 대선 및 시위 보도
허핑턴포스트는 이란에 '대선 취재단'을 파견하지 않았다. 워싱턴 (개인) 사무실에 근무하는 Nico Pitney가 지난 6월 13일부터 이란 대선관련 '라이브 블로깅(live blogging)'을 담당했다 - 일이 많아져 동료 블로거들의 도움을 받았다고 한다 -. 먼저 그의 글을 보자. 아마 '기네스북'에 기록될 '세계 최장 길이 뉴스/기사 또는 블로그 글'이 될 듯 싶다 - 글이 길어져 날짜별로 분리했을 정도다. 또한 '기네스북'에 기록될 최대 댓글 수-21일 현재 약 7000여개-를 자랑한다.
Pitney가 한 일은 일종의 '여과 행위/필터링'이다. 2.2.2.1. 그는 '이란' 관련 트위터(twitter) 글들을 실시간으로 모으고 정리해서 글쓰기를 시작한다. 2.2.2.2. 유튜브(Youtube)에 올라오는 현지 동영상을 '임베드' 형식으로 보여준다. 2.2.2.3. CNN, MSNBC, CBS 등의 동영상 뉴스를 임베드 형식으로 보여준다. 2.2.2.4. 다양한 블로그 글, AP 기사 등을 점검하면서 필요할 경우 이를 정리해서 보여준다. 2.2.2.5. 댓글, 이메일, 또는 트위터를 통해 '사실 정정/수정 요구'를 받으면 확인작업을 거쳐 '글을 수정'한다. 2.2.2.6. 그리고 이 '라이브 블로깅'을 트위터, Digg.com 등을 통해 소비자들과 공유한다.
(이번 허핑턴포스트의 이란 대선 및 시위 '라이브 블로깅'에 대한 평가는 여기, 가디언의 라이브 블로깅은 여기, 뉴욕타임즈 라이브 블로깅은 여기를 참조)
'라이브 블로깅' 형식의 뉴스/기사는 위에서 링크한 평가글처럼 다양한 관점에서 평가 가능하다. 다만 이 자리에서 강조하고 싶은 것은 다음과 같다. 라이브 블로깅은 1. 소비자를 '순수한(?)' 소비 행위자로만 보지 않는다. 라이브 블로깅은 2. '웹의 열린 구조'에서 더욱 효과적이다. 라이브 블로깅을 통해 3. 인용된 블로그 글/뉴스/기사 등은 (새로운) 소비자들과 만나게 된다. 특히 '임베드'된 동영상 뉴스는 해당 뉴스사이트의 '이름(brand)'을 알리는 효과도 가진다.
이렇게 온라인 뉴스의 르네상스는 '나눔의 아름다움'을 실천하는 소비자들과 뉴스사이트들에 의해 서서히 시작되고 있다. 물론 스스로 갇혀 있기를 원하는 사람-뉴스사이트-의 선택을 존중한다. 다만 '갇힌 뉴스사이트'와 '열린 뉴스사이트'는 서로 다른 두 갈래 길을 걸어갈 것임을 지적하고 싶다. 그리고 각각의 길들이 어디를 향하는지는 지켜볼 일이다.
Posted by 강정수 @npoo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