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지난 글, '베를린 공론장 모델' 분석은 매우 따분한 작업이었다. 그러한 분석의 유의미성에 대해 스스로 질문도 던져보았다. 개인적으로 소득이 있었다: 공론장 구조를 세분화해서 살펴보면서, 인터넷/웹을 매개로 형성되는 소통 공간, 즉 인터넷 공론장의 특징을 분석할 실마리를 찾을 수 있었다.

2. 그렇다고 아래의 분석이 창의적이고 새로운 것은 아니다. 인터넷 공론장을 분석함에 있어 이곳 저곳에서 많은 사람들이 말했던 주장들이다. 다만 이렇게 일반적으로 이야기되는 인터넷 기반 소통구조의 특징들을 베를린 공론장 모델과 비교해서 나열/정리해 보았다.

3. 가설: "인터넷 공론장은 링크 공론장이다". 이 가설을 아래에서 설명해 보도록 하겠다. 이에 대한 실증적 검토는 다음 기회로 미룬다.

4. 링크 공론장이 다른 공론장 층위들과 구별되는 특징은 3가지다.
4.1. 이론적으로 '누구나 화자(speaker)가' 될 수 있다. 특히 블로그는 이러한 가능성을 극대화시킨 의사표현 및 전달 수단(publishing tool)이다. 그 (경제 및 시간)비용이 여타 의사소통 수단-대중매체 포함-에 비교해 매우 낮기 때문이다.

4.2. 수용자/독자/청취자(audience)에게 '링크 Link'라는 행위 선택권이 주어진다.

4.3. 공론장의 의사소통 및 의사형성 과정에서 '정보 신디케이션 (Info-syndication)'이라는 과정이 추가된다.

5. 링크/연결 행위
5.1. 베를린 공론장 모델은 수용자/독자/청취자(audience)가 각 공론장에서 취할 수 있는 행위를 Voice와 Exit이라는 개념으로 설명한다. 이는 히어쉬만(Hirschmann)에게서 빌려온 개념이다 (사실 히어쉬만의 충성(loyalty) 행위도 공론장에서 중요하다는 생각인데 이는 다음 기회-여론형성과 여론 지배력-에 다루었으면 한다.) 링크/연결 행위가 Voice와 어떤 차별점을 가질 수 있는지 확신은 없지만, 링크/연결 행위가 일으키는 공론장의 구조변동을 아래에서 간단히 살펴보면서 링크행위가 Voice행위와 다름을 주장하고자 한다.

5.2. 링크/연결 행위는 화자(speaker)와 수용자(audience)의 행위 선택폭을 확대시켰다. 블로그를 예로 설명해 보겠다.

5.3. 댓글(comment) 행위가, 즉 Voice 행위가 링크 행위와 결합되면 댓글이 발생하는 부분공론장이 다른 부분 공론장과 연결되게 된다. 물론 개별 수용자의 선택에 따라 댓글은 링크 행위와 결합되지 않을 수도 있다.

5.4. 트랙백, 링크 걸기, 임베드(embed) 등을 통해 수용자가 자신이 화자로 등장하는 블로그에서 다른 화자의 글을 인용(reference)할 수 있다 (새로운 문맥에서 재해석 가능성은 별도로 생각하자).

5.5. 이러한 링크/연결 행위는 4.3.에서 말한 '정보 신디케이션'이라는 의사소통 및 형성 과정을 구성한다 (베를린 공론장 모델의 의사소통 및 형성 과정은 지난 글 참조).
정보 신디케이션

별 모양을 형성한 선들은 링크를 의미


6. 공론장 구조 변동: 소통의 물결
 6.1. 사적 만남(encounters)이나 행사 공론장(public meetings)의 특징 중 하나는 화자(speaker)와 수용자(audience)가 같은 시간과 같은 공간에 함게 존재해야한다는 점 -present communication-이다. 4.1. 발행도구(publishing tool)로써 블로그와 4.2. 링크/연결 행위는 이러한 소통의 시공간적 제약을 극복할 수 있게 한다.

6.2. 인용 네트워크(reference network)가 만드는 새로운 부분공론장: 하나의 테마를 중심으로 다양한 주장/글들이 링크로 서로 연결된다. 댓글, 트랙백, 링크걸기, 임베드 등을 통해 연관 글들이 연결되면서 인터넷 공간에는 하나의 테마 블럭이 형성된다. 특히 서로간의 링크는 구글 등 검색서비스에서 상위노출을 가능한다. 이는 불특정 다수에게 해당 테마와 관련된 글/주장이 노출될 기회를 증대시킨다. 또한 이는 링크 공론장의 독특한 소통 확산(dispersion)의 양식이며 동시에 새로운 화자와 수용자의 탄생/참여를 가능케한다.
예 1: 독일 경제일간지 Handelsblatt의 뉴스사이트는 최근 독특한 서비스를 도입했다. 각 기사를 인용하는, 즉 링크를 거는 블로그 글들을 해당 기사 아래부분에서 보여주고 있다. 즉 각 기사를 인용하는 블로그 글들 모두에 링크를 다시 걸어준다 (이를 위해 블로거는 Twingly라는데 곳에 사전 등록해야 한다). 이렇게 되면 '상호 링크'가 발생한다. '상호 링크(out-link & in-link)'는 자연스럽게 구글(google) 랭킹을 높이는 결과를 낳는다.
 예 2: 다음 블로거뉴스(View)도 '상호 링크' 방식은 아니지만 '인용 네트워크'를 만들어 낸다.

6.3. 소통의 물결(wave): 시공간으로 제한된 부분공론장에 묶여 있던 정보와 목소리들이 그 경계선을 벗어나 확산된다. 그리고 이 확산은 다른 시공간에 존재하는 화자와 수용자간을 연결하고, 그들의 역할을 바꾸고 또한 연결 과정에서 새로운 문맥과 해석을 가능케한다. 이러한 소통의 흐름은 강물의 흐름처럼 파고를 그리기도 하고, 새로운 강줄기와 만나 풍부해 지기도 하고 -물론 흙탕물과 만나기도 하고-, 때론 거센 물줄기로 변해 홍수를 일으키고, 때론 인위적인 강 정비작업으로 인해 파고를 잃기도 하고, 막힌 호수에 들어가 흐름을 멈출 수도 있다.

7. 이 글로 '공론장 분석'은 일단 끝을 내려한다.
7.1. 다음 글로는 '온라인 뉴스사이트, 블로그에서 배우자', '수요곡선이 사라진 온라인 뉴스 시장'등을 계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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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강정수 @npool

2009/06/03 11:10 2009/06/03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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