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피(AP)의 보도에 따라면, 지난 5월말 벨기에 소재 Copiepresse라 불리는 한 언론사가 구글(Google)을 상대로 유럽연합 법원에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고 한다. 소송의 내용이 재미있다.
2001년 부터 구글 검색 엔진과 2006년 부터 구글 뉴스의 캐쉬에 저장된 자사 기사의 제목과 요약글(teaser), 그리고 기사 원본 링크와 사진 등으로 인해, Copiepresse에 약 4900만 유로 (약 7700만 달러) 상당의 경재적 손해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이 손해 규모에 의거, 4백만 유로 (약 630만 달러)에 이르는 손해배상을 요구했다. 물론 앞으로 제한된 기간동안 또는 일정의 '사용료'를 지불하고 구글이 자사의 기사를 지금처럼 계속 활용하기를 원한다는 의지도 밝혔다고 한다.

올해 9월부터 이 소송이 유럽연합 법원에서 다뤄진다고 한다. 경재적 손해를 측정한 학술적, 법률적 근거들이 이 소송을 통해 알려질 것이고, 구글 또한 이에 반박하는 근거들을 필사적으로 제시할 것이다. 예견된 학술적 논쟁의 핵심은, 한국의 네이버처럼 기사 전문이 아닌 구글처럼 아웃링크 (기사 제목과 요약본) 형식의 뉴스 유통방식이 어느 규모의 경제적 이익을 뉴스 생산자 및 소비자에게 발생시키는지 - 이를 밝히는 것에 구글쪽에서는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 또는 이러한 유통구조에서 구글 자신은 어느 규모의 (파생) 이익을 자기 것으로 챙기고 있는지 - 이는 뉴스 생산자들의 관심거리가 될 것이다 - 이다.

2000년 초반 미국과 유럽연합 법정에서 '마이크로소프트'의 독점과 불공정거래와 관련된 일련의 소송을 계기로 학계에서는 소프트웨어 시장은 이른바 '자연 독점'이 발생하기에 윈도우즈 운영체계는 '공공 이익'에 어느정도 기여한다는 주장들과 - 마이크로소프트측 감정서들 - 이에 반하는 주장들이 - 검찰측 감정서들 - 대립하였다. 이러한 논쟁을 통해 '네크워크 효과'나 '양측시장 twosided markets' 이론 등이 새로운 조명을 받거나 본격 연구되기 시작되었다. 이번 '구글 뉴스'에 대한 소송 또한 온라인 뉴스의 생산과 유통 그리고 소비와 관련된 본격적인 논쟁을 촉발시킬 것이다.

1. 신문사 및 방송사 등 온라인 뉴스 생산자들은 뉴스 유통시장을 장악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고, 이를 이루지 못한 경우, 이미 온라인 뉴스 유통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구글이나 야후에 일정정도 경제적 이익을 나눠가지자고 요구할 것이다. 여기서 관건은 '파생 이익'을 규명하는 것이다. 구글뉴스나 야후뉴스가 직접적인 수익을 '아웃링크' 형식의 뉴스 중계업을 통해서 창출하지 못한다고 해도, 온라인 뉴스 소비 (중계)를 매개로 자사들의 '연결 상품들'을 소비하도록 유도함을 통해 이익을 취하고 있음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어려운 점은 이를 어떻게 측정하여 합리적으로 나눌 것인가이다.

2. 사회적 측면에서는, '뉴스 중계 및 유통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를 '언론'으로 규정할 수 있는지, 규정할 수 있다면 어떠한 기준들에 의한 것인지를 밝히는 과제가 제기된다. 한국 정부의 경우, 자체생산 기사비율이라는 잣대로 언론사 여부를 구별하려 한다. 그러나 이것으로 충분하지는 않다. 온라인 뉴스 생산 및 유통 서비스들을 언론으로 규정하는 일은, 언론의 자유 보장, 제4의 권력이라 불리는 언론에 대한 감시, 그리고 언론이라는 공적 영역에서의 정부 과제 등 매우 중요한 정치적, 사회적 문제들과 연관된 작업이다. 최근 유럽 각국에 불고 있는 '공영 방송법' 개정 논쟁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다. 공영방송을 위해 걷은 '시청료'를 온라인 뉴스 제작에 사용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것이 이번 법개정 논쟁들의 핵심이다. 언론 즉 여론 공간에는 공적 과제가 존재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수행하겠다는 것이 영국 BBC의 입장이다. 스웨덴의 경우, '광고없는 뉴스' 즉 광고주의 영향력에서 벗어난 뉴스를 온라인 상에서 제공하는 과제를 공영 방송법에 담았다. 핀란드와 노르웨이는 라디오, 티브이 그리고 온라인을 공영 방송의 3대 미디어로 규정하고 있다. 프랑스야 말할 필요도 없다. 과거 80년대부터 국영통신사가 제공하는 미티텔(Minitel) 서비스를 통해 공적 기관이 뉴스를 제공하는 법적 근거가 마련되었다. 독일도 올해 가을로 예정된 공영방송법 개정을 계기로 거친 논쟁들이 진행 중이다. 온라인 뉴스 유통 서비스를 언론으로 규정한다는 것은, 온라인 뉴스의 '공공성'을 인정하는 것과 동일한 의미를 가지게 된다. 그렇다면 여기서 '규제'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온라인이라는 공적 영역에서 국가의 과제는 무엇인지 새롭게 정의해야 한다. 예를 들어, 국가의 예산집행은 언제나 법적 근거를 가져야 하기 때문에 KBS의 온라인 상의 공적 과제를 법적으로 정의할 필요가 있다. 열린 또는 오픈 콘텐츠 제도 - 예를 들어 KBS 동영상 뉴스를 영세규모 (지역) 온라인 뉴스 업체에서 무료로 사용하게 하는 것, 시민들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포드케스팅 또는 비디오케스팅 시설 제공 등 - 도입 등도 새로운 과제에 포함될 수 있다. KBS의 온라인 동영상은 'KBS라는 회사'로 대변되는 국민 모두의 지적 재산이라는 논거도 설득력을 가질 수 있다. 이것이 BBC의 오픈 API 정책의 근거이기도 하다.

때문에 구글 뉴스에 대한 법리적 공방은, '온라인 뉴스'의 생산, 유통 및 소비 그리고 온라인 여론의 공익성에 대한 본격적인 논쟁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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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Jeong-Soo KANG 2008/06/04 00:2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한국의 기존 신문사들에게 전파방송을 허가한다면, 막대한 초기 고정비용에 따른 높은 시장진입 장벽 때문에 '독점'이 자연스럽게 형성된다. 그렇다면 어떻게 영세 (지역) 신문사들이 저가의 비용으로 다양한 여론 형성에 기여할 수 있는지 정부는 답해야 한다. KBS가 이들 신문사들과 협력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시민 블로거들이 대형 언론사들의 동영상 및 멀티미디어 뉴스 공세 속에서 자기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정부가 직, 간접적으로 지원하는 것, 이것이 '시청료'를 걷어가는 정부의 과제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