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5일, 루퍼트 머독은 자신이 직, 간접 소유하고 있는 모든 온라인 뉴스사이트에 '유료 서비스'를 늦어도 2010년 여름까지 도입하겠다고 선언했다. 먼저 간단히 집고 넘어가면, 8월 5일은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뉴스 코퍼레이션(News Corp)'의 경영실적이 발표되는 날이었다. 2009년 2/4분기(4월, 5월 그리고 6월)에 뉴스 코퍼레이션은 약 2억3백만 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직접적인 적자의 배경은 마이스페이스(myspace)의 감가상각 정산에 있지만, 보다 깊은 이유는 역시 광고수입 감소에 있다. 지난 1년, 즉 2008년 7월부터 2009년 6월까지 즐어든 광고수입 액수만 34억 달러에 이른다 (출처보기: nytimes.com).

또한 그는 "고품격 저널리즘은 비용이 많이든다 (Quality journalism is not cheap)"라고 이야기했는데, 이는 자사 온라인 뉴스사이트에서 '고품격 뉴스'가 제공되고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한 말이다. 지금까지 그렇지 않았다면, 앞으로는 독자들이 기꺼이 돈을 지불할 만한 '고품격 온라인 뉴스'를 생산하겠다는 굳은 다짐이 전제되어 있다. 즉 루퍼트 머독은 뉴스 코퍼레이션이 기록한 거대한 규모의 적자에 놀라서 얼떨결에 유료화 선언을 한 것이 절대 아니다. 독자들에게 앞으로 더욱 더 훌륭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충정에서 오랜 숙고 끝에 '유료화 선언'을 한 것이다. 지금까지도 독자들에 대한 이러한 서비스 정신은 변함이 없었다. 다만 광고수입 모델로는 독자들을 위한 고품격 뉴스 생산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머독의 위대한 기업가 정신 앞에 존경을 표한다.

광고모델: 클릭의, 클릭에 의한, 클릭을 위한!
루퍼트 머독은 앤더슨(Chris Anderson)의 '프리미엄 모델 (freemium model)'에 크게 감동받은 듯 하다. 머독의 유료화 전략은, 일반적이고 평범한 온라인 뉴스는 계속 무료로 공급하고 아주 특별한 뉴스 또는 독점 보도 뉴스는 유료화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프리미엄에 대한 위키 정보). 그럼 곧 유료 온라인 뉴스사이트로 탈바꿈될 영국의 '더 썬(The Sun)'을 살펴보자. 어떤 뉴스가 유료화될까? 먼저 '독점 EXCLUSIVE'라고 표시된 뉴스들을 클릭해 보자 (예 1, 예 2). 예 1에 담긴 것은 '조지 마이클의 교통사고' 내용과 '마약을 소비한 채 운전했을 가능성' 때문에 경찰에 체포되었다는 소식이다. 구글 뉴스에서 검색해 보면 비슷한 시간대에 보도된 유사한 내용의 뉴스가 171개에 이르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구글뉴스 검색결과 보기). 즉 독점보도가 절대 아니다. 그렇다면 현재는 유료화할 만한 뉴스가 없지만 앞으로 높은 수준의 독점 뉴스가 '더 썬'에 제공될 것이라고 믿어보자. 이러한 기대는 헛된 것이 아니다. 왜냐하면, '더 썬'은 이른바 황색저널리즘의 대표주자이기 때문이다. 누가 아는가? '더 썬'의 뛰어난 기자들이 영국의 수많은 시시티브이(CCTV)망에 침투하여 영국 연예인들의 사생활을 실시간으로 독점 보도할지.

'훌륭한 고품격 뉴스에는 독자들이 돈을 지불한다'라는 말은 정말 멋진 말이고, 특히 한국 온라인 언론에 종사하시는 분들이 귀담아 들었으면 좋겠다. 온라인 뉴스의 수익을 광고에서만 찾다보니 특히 한국 온라인 뉴스사이트는 망가질 대로 망가졌다(참조: 클릭저널리즘 비판).

인터넷 한겨레에 실린 '박노자칼럼' '가난의 시대'라는 글을 보자. "작아서 고민? 주사 한방에 해결", "과감한 시리즈!!" 등의 클릭을 유도하는 광고문구가 박노자의 글을 더욱 처량하게 만든다. 효과만점이다.

조선닷컴을 보자. "신민아와 섹시 포즈 취한 이 남자 누구?", "현빈 베드신 배경 음악은 뭐?" 등의 기사는 사실 독자를 위한 것이 아니다. 독자들이 이러한 기사를 클릭해 주면 이 클릭을 광고주에 팔아 진짜 독자용 뉴스-예: 김대중 칼럼-를 제공하기 위한 조선닷컴의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을 것이다.
 
유료모델: 독자의, 독자에 의한, 독자를 위한!
"고품격 저널리즘은 비용이 많이든다 (Quality journalism is not cheap)." 기쁜 마음으로 100% 동의를 표한다. 이 말은 유료화 모델을 도입하면 고품격 뉴스/기사를 맘껏 즐길 수 있다는 뜻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독자를 위한 뉴스가 넘쳐나고, 광고주가 아닌 독자의 만족도가 뉴스사이트 구성의 제1원칙이 되고, 댓글에는 글쓴이의 답글이 달리고, 낚시성 기사는 사라지고, 독창성의 무한경쟁이 일어나고... 상상해 보라. 공짜니까 클릭하는 것이 아니라, 돈을 내고라도 클릭하고 싶은 뉴스/기사가 독자들을 유횩한다!

앞으로 전개될 유료 온라인 뉴스시대를
떨리는 마음으로 기다려 본다. 그리고 루퍼트 머독의 저 훌륭한 기업가 정신이 모범이 되어 한국 언론사 경영진과 편집 책임자들에게도 널리 퍼져나가길 바래본다. 하여 지난 6월 유료 온라인 뉴스, 불가능하다라는 나의 글이 넘치는 자만감으로 쓰여졌음을 확인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Welcome to Paid Contents!
Huge thanks to Rupert Murdo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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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강정수 @npool

2009/08/18 09:48 2009/08/18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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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민노씨의 생각

    Tracked from minoci's me2DAY 2009/08/21 11:37 Delete

    초강추… 연재1. 온라인뉴스 유료화 환영한다! http://bit.ly/Q8QCi (농담이고) 실은 연재2. 속임수다! http://bit.ly/hFkPl (실은) 유료 온라인 뉴스, 불가능하다 http://bit.ly/PPHlb (이상 강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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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joll 2009/08/19 05:32 # M/D Reply Permalink

    시니컬하게 제목을 뽑은 줄 알았더니 아니었네. 근데 이게 성공할 수 있을까? 워낙에 정보의 양이 방대한데 굳이 돈을 주고 기사를 사서 읽을만한 인센트브가 독자에게 있을까? 게다가 독자들이 궁금해할만한 것들은 대충 다른 매체들에서 찾아볼 수 있는 것들일텐데.. 되려 독자를 잃게 되지 않을까 싶은데. 암튼 모든 인터넷 뉴스가 유료화하지 않는 이상 수익성 찾기 쉽지 않아 보임.

    게다가 영국이나 호주는 어떤 지 잘 모르겠지만, 적어도 미국에서 "머독 제국"의 점진적 몰락은 fox news 등의 극보수적인 내용 탓이 큰 거 같아. 예를 들어, 얼마전 glenn beck show에서 beck이 오바마가 인종주의자라 하는 등 헛소리 계속하니까 5개 광고주들이 더이상 광고 올리지 않겠다고 했거든. 시민단체 중심으로 광고주 압박운동도 벌어지고 있고. fox news channel은 회사 전체적으로는 수익 감소 없다고 하긴 했지만, 내 보기엔 그럴 것 같진 않고 말이얌.

    또하나 재밌는 일화는 fox news 가장 시청률 높은 프로그램인 bill o'reilly show의 기조에 대해 머독이 개입하려 했다는 것. 이것 때문에 극우보수적인 o'reilly와 천적관계인 msnbc의 극리버럴 keith olbermann이 머독을 규탄하고 o'reilly에 대해 언론의 자유를 지키라며 연대를 표시하기도 했지. 일종의 아이러니인데, 한순간에 유료화 결정한 건 아니겠지만 이게 다 광고수익 감소에 따른 머독의 불안감과 연결되어 있는 게 아닐까 싶어. 참고로 msnbc는 극우에 대칭적인 프로그램들 띄우면서 수익이 꽤나 늘었다고 들었음.

    차라리 new yorker 같은 곳, 주간지이고 new york times처럼 트래픽이 많지는 않지만 유료 컨텐트로 운영되는 곳 함 살펴봐바.

    1. 강정수 2009/08/19 07:48 # M/D Permalink

      우와, 완전히 내가 실수했네. 난 제목만 비꼬는 방식으로 적은 것이 아니라, 내용도 내 생각을 180도 바꿔서 표현했다고 생각했는데... 내 생각은 변함없어. 1. 유료모델 실패한다. 2. '클릭'만 생각하는 현재 온라인 저널리즘은 망한다. 유료모델로 가정하고 '독자' 중심의 온라인 뉴스사이트를 그려보면서 이것이 현재가 되어야 한다는 것, 3. 머독 전혀 높게 평가하지 않지, 당근....
      그런데 내 글이 이렇게 읽히다니, 난 시니컬 방식으로 글 쓰면 안될 듯... 좋은 지적 고마우이

  2. joll 2009/08/19 08:33 # M/D Reply Permalink

    하하.. 그런 거였군. 연습해. 연습하면 안되는 거 없어.
    이래 듣고 다시 읽어보니 그런 의도를 알겠는데, 이곳저곳에 전략적인 "큐"들을 좀더 적극적으로 배치해줘야할 듯. 아 다르고 어 다른데, 뉘앙스 잘 만들어내기 위해 조사 하나에도 신경 더 써야 할 것 같고. 표정연기나 방청객이랑 상호작용 가능한 영상매체랑 다르니까 그런 기술이 더 중요할 거 같아. 다음 시도를 기대해보겠습니다. ^^

  3. 민노씨 2009/08/21 04:19 # M/D Reply Permalink

    며칠 전에 이 글 읽고 정수씨께서 정말 의도한 바가 반어적인 조롱인가, 아니면 농담반/진담반인가 아리까리했었는데, 댓글대화를 통해 제 사소한 호기심이 풀렸네요. 저는 조롱투의 반어적 농담에 그래도 내심 그런 바람이 (현실시스템으로는 어렵겠지만) 표출된 것으로 읽었었습니다.

    관련한 연재가 새글로 떴네요.
    흥미징징입니다. ㅎㅎ

  4. 민노씨 2009/08/21 04:20 # M/D Reply Permalink

    추.
    문패 새로 바꾸셨네요. : )
    사진 배경이 블로그 제목 링크색과도 어울려서 참 좋습니다.
    표정도 좀더 넉넉해보이고요.

    1. 강정수 2009/08/22 20:53 # M/D Permalink

      감사 ^.^

  5. 정용인 2009/08/21 17:17 # M/D Reply Permalink

    joll은 혹시 jollary 아닐까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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