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껍지 않은 수염을 자르는 도구로 '도르코 면도기'와 세수비누 거품을 나름 자랑스럽게 사용하던 고3학생에게 면도란 그 자체가 매일 아침 행하는 성인 의식이었다. 면도날에 빈 자국은 바로 영광의 상처다!
그러나 에프터세이브 '올드스파이스(Old Spice)'는 내게서 이런 영광을 앗아갔다.
머리카락 위로 신성한 기름 부음을 받지 못한 자가 어찌 신의 인정을 받은 사람이라 주장할 수 있단 말인가. 면도 상처 위로 지금까지 맡아본 경험이 없는 멋진 향기가 나는 무언가를 발라야 남자는 비로소 남성(?)으로 태어나는 것이다. 지금까지 비누냄새나는 상처를 자랑하던 존재감이 일시에 무너지는 깨달음의 순간을 '올드스파이스'는 내게 선사했다.
지금으로부터 약 20년 전의 기억이 최근 되살아났다. 소셜미디어 마케팅을 통해 미국에서 새로운 인기를 얻고 있는 '올드! 스파이스'가 내 오래된 기억을 깨운 것이다.
올드스파이스를 생산하는 기업은 Procter&Gamble이다. P&G는 최근 대대적인 소셜미디어
마케팅을 통해 기업 이미지 및 제품 이미지 쇄신에 열을 올리고 있다(참조자료 보기).
그 중 단연 돋보이는 것은 Isaiah Mustafa라는 모델을 앞세운 기가막히게 흥미로운 '올드스파이스' 마켓팅이다. 탄탄하고 멋진 근육을 자랑하는 Mustafa, 그렇다고 지나치게 혐오감을 주는 근육질 몸매는 아니다. P&G 마케팅 팀은 무스타바를 정점으로 해서 일렬의 소셜 미디어 마케팅 수단들을 활용하고 있다. 페이스북 팬페이지를 운영하며, 휴대폰 벨소리를 제공하고, 또는 광고 동영상을 제공하고 있다. 여기까지는 특별한 무언가가 없다. 어떤 기업이든 할 수 있는 일이다. 돋보이는 점이 있다면, 광고 동영상을 CC(Creative Commons)로 제공하고 있다는 점 한가지 정도다.
그런데 주인공 Mustafa가 트위터에 뛰어들면서 P&G의 올드스파이스 마케팅은 새로운 국면을 맞게된다. Mustafa는 유튜브(YouTube) 동영상를 통해 트위터 사용자와 직접 대화를 시도하고 있다. 물론 이 대화들은 모두 연출된 것이다! 예를 들어 Digg.com의 창업자 중 한 명인 Kevin Rose가 감기 몸살로 몸저 누어 있다. 열병이 난 것이다(출처 보기). 이 때 Kevin에게 Mustafa가 동영상 트윗을 날린다. 자신은 열병을 앓아 본 적이 없다고! 왜? 자신의 몸은 98퍼센트가 근육으로 구성되어 있단다! ㅎㅎ 아래의 동영상을 보자!
리플(Reply) 형식의 Mustafa의 트윗에 Kevin이 즉각 반응한다. 물론 그의 반응 또한 P&G 마케팅 팀에 의해 연출된 것이다.
“HOLY SH*T, best get well video EVER from the old spice man!” (출처보기)
Kevin의 팔로워는 약 1백17만 명이다! Kevin의 팔로워 중에 한 명은 여배우 데미 무어(Demi Moore)의 젊고 아리따운 남편 Ashton Kutcher다. Ashton이 Kevin의 트윗에 반응한다(출처보기).
Ashton의 팔로워는 약 5백25만 명! 그리고 이 때 우리의 Mustafa가 Ashton에에 리플(Reply)을 날린다.
아래의 동영상을 보자!
물론 Mustafa가 유명인과의 대화에만 집중하는 것은 아니다. Mustafa는 지극히 평범한(?) 다수 트위터 사용자와 직접 대화에 나서고 있다. 물론 대부분의 대화는 유튜브 Old Spice 채널을 통해 이뤄진다. 이 채널의 전체 뷰(Views)는 현재 약 5백77만에 이르고 있다!
이러한 효과(?)에 비해 마케팅 비용은 과연 어느 정도 들었을까? 위의 동영상을 보면 알겠지만, '고정 카메라'로 '같은 장소'에서 동영상은 제작되고 있다. Mustafa의 뛰어난 연기력을 감안한다면 그가 하루에 최소 10여개의 동영상 제작에 참여하고 있다는 가정도 무리 없을 듯 하다. 또한 제작진으로 '작가' 한 명이 참여하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작가가 직접 동영상을 충분히 제작할 수 있다. 그렇다면 최대 3인에서 4인이 한 팀이 되어 우리의 주인공 Mustafa를 유튜브, 트위터, 페이스북의 스타로 만들고 있다. 전통적인 방송 광고 제작비와 이를 비교한다면 정말 '껌값'이다!
왜 이러한 소셜 미디어 마케팅이 필요한지는 다음 기회에 이야기해보기로 하겠다.
과잉경쟁(Hypercompetition)의 시대!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이고, 소비자의 오래된 기억을 되살리는 기업 마케팅 및 소통전략은 이제 막대한 돈을 투자한다고 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Posted by 강정수 @npoo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