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양부활님의 '정보 희소성의 종말, 언론사가 살아남으려면'에 보내는 트랙백입니다.

0. 미디어 경제에 대한 몽양부활님의 연관 글들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하여 개인적으로 미루었던 일-미디어 경제에 대한 고민을 발전시키는 것-을 이 기회에 시작해 보려한다. 생산적인 논쟁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1. 정보제 (information goods) 희소성 사라지지 않아
'상품의 대체 가능성'이 증가하고, 상품의 양이 무한정 존재해도 희소성을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공기, 물, 밤하늘의 별들도 희소성을 가질 수 있습니다. 희소성은 소비주체의 '필요/욕구'와 언제나 쌍을 이루는 개념입니다. 그리고 소비주체의 '필요/욕구'는 소비의 시간, 소비의 공간, 소비주체의 취향 등에 따라 구별되기에, 동일한 제품도 어떤 시간이냐, 어떤 공간이냐 또는 소비자가 누구냐에 따라 부족한 것으로 또는 넘치는 것으로 소비주체에게 '인지'될 수 있습니다.
정보제도 마찬가지입니다. 웹공간에서 정보생산자가 과거에 비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해도, 즉 정보생산자 수가 무한대로 증가하고 결과적으로 생산된 정보의 양도 무한대로 증가해도 정보제의 희소성은 변화하지 않습니다. 소비자도 무한하고, 변화하는 소비자의 취향도 무한하기 때문입니다.

2. 웹에서 '중계자 (Middleman)'는 사라지지 않아
2000년대 초반 닷컴 거품 당시와 거품 붕괴 직후에 쏟아진 일부 경영학 관련서적/논문에서는 상품 생산 및 소비과정에서 나타난 '탈중계화 dis-intemediation' 경향이 잠시 화두가 되었습니다. 생산자/판매자와 소비자 사이의 직거래 (예: 이베이), 중간 도매상의 축소 (예: 아마존) 등 인터넷 상거래를 분석하면서 탈중계라는 새로운 경제패러다임이 제기되었습니다. 이러한 탈중계화 경향이 온라인 뉴스에서도 발생하고 있다는 주장도 강세를 보였습니다. 신문 배급망 또는 판매소가 온라인 뉴스에서는 필요없어졌다는 점, 하여 '유통구조 (또는 유통의 깊이)'가 매우 단순해졌다는 것이 그 주장의 근거였습니다.
그런데 무수한 가격비교사이트의 출현, 무수한 온라인 뉴스 중계업체의 등장 (Digg.com, Google News 등등)을 '재중계화 re-intermediation' 경향으로 해석하는 글들이 최근 증가하고 있습니다. 온라인 뉴스의 경우, 아래 그림에서 보이는 오른쪽 점선들처럼 '간접 소비'가 최근 증가하고 있습니다. 즉 '중계자'를 거친 소비가 증가하는 거죠. 대표적으로 네어버의 오픈케스트.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림: 온라인 뉴스의 가치창출 구조 (강정수 2009)

(위의 그림은 제가 만든 것입니다 ^.^ 학위논문에 사용했죠. 복잡해 보이죠, 그림 클릭하면 크게 보실 수 있음. 분할해서 그린 그림들도 있는데 이는 다음에 공개할께요. 설명글과 함께...)

3. 완전경쟁시장 모델(!)의 한계: 많은 수의 기업과 소비자가 존재해도 '시장독점'은 가능해
주류경제학- 정확히 표현하면 신고전학파의 미시 시장모델 -의 완전경쟁시장 모델은 현실 경제현상을 설명하기 위한 하나의 모델이죠. 물론 저도 이를 전면 부정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모델은 모델을 통해 설명하고자 하는 목적을 넘어서는 영역에 적용할 때는 그 모델 가정이 변형되어야하고 그 설명력 또한 제한되어야합니다. 최근 신고전학파의 경쟁이론 (competition theory)에서는 하나의 시장에 생산자와 소비자가 다수 존재할 때에도 완전경쟁이 일어나지 않는 많은 경우를 분석하고 있습니다. 그 중 하나가, 단일시장의 세분화/파편화입니다. 예를 들어 유선통신 시장-전화, 인터넷-에 자율경쟁이 존재해도 -예 미국과 서유럽 통신시장-, 이 시장을 뜯어보면 전국시장, 지역시장, 배선시장, 망분배/공유시장 등으로 세분화할 수 있습니다. 각 시장에서 이른바 완전경쟁이 가능하다고 해도, '최종 소비자'와 마지막에 연결된 세부시장에서 하나의 기업이 '시장지배력(essencial facility: 공격불가능한 지배력)' 을 가질 경우 전체 시장의 완전경쟁은 무너져 버립니다. 예를 들어 네어버 뉴스는 한국 온라인 뉴스시장에서 이 essencial facility를 가지고 있습니다 (아직까지는 제 개인적 가설입니다, 가설이 맞다면 네이버 뉴스에 대한 공공 규제는 필연적입니다).  

4. 미디어 시장 -언론/블로그 시장-에서 가격결정
이 부분에 대한 저의 의견은 이번 글이 너무 길어지니 다음 기회에 쓰겠습니다. 정보 생산자 입잡에서 그리고 관련 미디어 산업 전체입장에서도 매우 중요한 문제입니다. 몽양부활님의 고민도 결국 이 가격문제-가격이 0-와 이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지에 집중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완전경쟁이 사회후생 측면에서 바람직하다는데 동의하지만, 가격이 0이면 생산자의 생산동기가 사라지게 된다는 점이 문제가 됩니다. 마약 가격이 0이다, 또는 가격이 0이 되는 경향이 존재한다는 것을 증명한다면 이른바 '시장 실패'가 발생하는 것이고 이 경우 이를 해결하기 위한 공공정책-미디어 정책-의 필요성이 제기되겠죠.

5. 언론사가 살아남으려면?
이 부분도 별도로... 큰 줄기에서 몽양부활님의 의견에 동의합니다.

글이 용두사미가 되어 버렸네요 ^.^. 시작이라 생각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센스
Creative Commons License

Posted by 강정수

2009/04/17 11:00 2009/04/17 11:00
Response
A trackback , No Comment
RSS :
http://npool.ktpage.net/rss/response/129

Trackback URL : http://npool.ktpage.net/trackback/129

Trackbacks List

  1. 우리 나라 지식 정보는 무개념 기자가 다 망쳐놓는다. 부제:저널리즘을 생각해 보다.

    Tracked from 일본과 한국, 그리고 광장시장(?) 2009/04/17 15:04 Delete

    오늘 연아양의 세계기록 경기를 보고 몇몇 기사를 읽다가 예전 부터 가지고 있던 생각 한 토막. 아니...쓰다보면 여러 토막. 언제나 그렇듯 시작부터 좀 지루하고 정리되지 않은 생각이다. 저널이란? 논문을 영어로는 Paper(페이퍼) 라고 한다.(학위 논문의 경우는 Thesis로 따로 분류하지만 논문 하면 일단 페이퍼다) 지금이야 전자출판이 대세인지라 학회 프로시딩(Proceeding)이라는 것도 없이 CD나 DVD에 논문을 수록하고 거의 예외 없이..

Leave a comment
« Previous : 1 : ... 59 : 60 : 61 : 62 : 63 : 64 : 65 : 66 : 67 : ... 181 : Next »

블로그 이미지

- 강정수

Archives

Calendar

«   2010/03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Site Stats

Total hits:
118219
Today:
554
Yesterday:
2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