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는 인터넷의 영혼이다!"라고 답하겠다.
오랜 시간의 독일생활을 통하여 인터넷을 남다르게 체험했다.
1. 2001년말까지 집에서는 ISDN 회선으로 인터넷을 사용했다. 요금은 '시간제'다. 예를들면 한겨레 뉴스사이트에 접속하면 첫화면 받고, 잽싸게 인터넷 접속을 끊는다. 제목 쭉 훑어보고 읽을만한 기사 마음속으로 정한 다음 다시 접속. 그리고 기사 몇개 끌릭 이후 다시 접속 끊기. 이때까지 '충실한 신문 정기구독자'로 살았다. 한겨레 21에 기사송고할 때도 원고는 집에서, 사진은 학교에서 보냈다.
2. 2002년 비싼 DSL로 과감하게 바꿨다. 요금은 '정량제'. 첫해는 아마 한달에 1GB였던 것 같다. 새로운 세상이 열렸다. 접속을 중간에 끊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했던지... 어떤 달에는 1GB를 초과하여 엄청난 추가요금을 지불하기도... 정기 구독하던 신문 또는 잡지를 1개로 줄이고 (한국에서 매주 날라오는 한겨레 21 제외), 또는 가끔 몇달씩 쉬기도 하고 학교 도서관에서 신문 읽는 것으로 대치하기도 했다. 이때 쯤으로 기억한다. 어두운 경로로 유입된 한국영화 CD가 한국인들 사이에 돌기 시작했다. 과거에는 방학때 한국 다녀오는 사람있으면 그들 손에 함께 오는 '합법적인' 한국영화 CD를 돌려봤다. 그런데 이제 직접 한국영화를 조달할 수 있게되었다. 그래도 집에서 한국영화를 내려받지는 못했다. 2005년 중반까지 우리집 인터넷은 한달 5GB 용량제한에 걸려있었기 때문이다.
3. 2005년 중반 이후: 우선 집에서도 한국영화 등을 직접 조달, 감상하는 새로운 세상을 경험했다. 한국에 살 때 보지 않았던 한국 드라마까지 가끔씩 보면서 살수 있었다. 뉴스사이트도 한국, 독일, 그리고 가끔 미국/영국 사이트까지 두루두루....
4. 2007년 하반기: Google의 RSS Reader를 본격 사용하기 시작했다. 또 다시 새로운 세상이 열렸다. 아침에 일어나 제일 먼저 열어보는 사이트가 되었다. 한국 뉴스사이트 3개, 독일 뉴스사이트 2개, 영어 뉴스사이트 2개만 정기적으로 방문하고, 나머지 뉴스 소비는 구독기를 통해 수집된 (개인) 블로그 글들을 통해서 이루어진다. 뭐, '칼럽/사설'만 RSS로 받아보는 뉴스사이트, '미디어 시장' 기사만 RSS로 받아보는 뉴스사이트 등도 RSS 구독기에 등록되어 있다. 그러나 구독기의 대부분은 개인 블로그/블로거들이 차지하고 있다.
5. 2008년: TV가 사라졌다. 독일 뉴스방송 대부분을 웹으로 볼 수 있게되면서 TV가 필요 없어졌다. 매달 지불하는 공영방송시청료도 부담스러웠기에, 아예 TV와 굿바이해버렸다.
2008년 초부터는 나도 블로그를 쓰기 시작했지만, 블로그는 쓰는 재미 보다 읽은 즐거움이 월등하다. 블로그 글들을 읽으면서 새로은 블로거를 알게되고, 몰래 구독기에 등록하고... 댓글 읽다가 새로은 블로거를 알게되고 ...
어느덧 매일 구독기에 표시된 읽지않은 글 숫자에 스트레스까지 받고 있다. 잠시 일상의 공간을 떠나 인터넷 접속이 힘든 곳으로 떠날 때면, "아이고 돌아와서 읽지않은 글들은 다 어떻게 한담"이라는 걱정이 앞서게 된다.
인터넷을 사용하는 주요 동기가 되어버린 세상의 수많은 블로그/블로거들에게 감사한다.
하여 다시 한번: 블로그는 인터넷의 영혼이다!
Posted by 강정수 @npoo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