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을 보내며: WAR IS NOT THE ANSWER?

2009년 하반기는 블로그와 거리를 두었던 시기였다. 핑계라면, 새로운 생활환경에 대한 적응 때문에 읽고 쓸 시간이 부족했던 것에서 찾을 수 있다. 음~ 내년에는...^^

그래도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점이 되니, 지난 시간을 살짝 뒤돌아 보며 '개인적인 교훈' 하나 쯤은 여기에 적어두고 싶다.

새롭게 시작한 한국생활, 남이 보기에 난 참 '불만 덩어리'였으리라. 이것도 맘에 안들어하고, 저것고 맘에 안들어하고. 작은 일에 넘 민감하고. 이런 모습을 그렇다고 2010년에 싹 버리고 싶지는 않지만, 그래도 작은 일에 걸려 넘어지는 일은 없어야 겠다는 다짐을 해 본다.

하여 여기에 어울리는 동영상 하나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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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강정수 @npool

2009/12/29 18:02 2009/12/29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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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 에너지 옹호론자들은 원전을 옹호하는 그들 나름의 근거를 가지고 있다.
1. 원자력은 CO2를 배출하지 않는다.
그럼 방사능 배출은 친환경인가?라는 비판에 직면하는데, 여기에도 나름 반론의 근거를 가지고 있다.
2. 기술이 발전하여 방사능 배출 가능성 이제 없다.
그럼 핵 폐기물에서는 방사능이 배출되지 않는다? 그리고 끊임없이 발생하는 크고 작은 원전 사고는 뭔가?라는 비판에 직면하게 되는데, 여기에도 나름 반론의 근거를 가지고 있다.
3. 폐기물은 땅속 깊은 곳에 묻으면 된다. 원전사고는 기술력이 떨어진 나라에서 발생하는 거다. 우리는 아니다.

그리고 원전 옹호론자들은 몇가지 추가적인 근거들을 제시한다.
'핵 기술'은 Spillover 효과가 크다. 즉 연관산업에 미치는 긍정적 산업효과가 있다는 점이다.
모두 독일에 살 때 들었던 얘기들이다.

한국에서 이러한 원전 옹호론자들의 논리가 어디까지 발전할지 지켜볼 일이다.

원전이 저탄소, 녹색성장이라는 주장, 독일 원전옹호론자들도 미처 생각치 못했던 상상력의 새로운 지평이다. 원전이 녹색이라니..... 말문이 막힌다.
그냥 '원전 플랜트' 수출해서 외화 벌어들인다고 얘기하지....

원전이 녹색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황당하지만, 이 주장을 여과없이 받아들여 재생산하고 있는 한국언론들을 보면 넘 가슴 아프다.

이와 연관된 유쾌한 동영상 시리즈를 보자.

독일에 RWE라는 커다란 전력기업이 있다. 한국의 '한전' 같은....
이곳에서 올 가을 '녹색 이미지'를 얻기 위해, 많은 돈을 들여 광고를 제작했다. 아래 광고가 그것이다.

며칠 후 YouTube에 이 광고에 대한 패러디가 봇물 터지듯 쏟아져 나왔다.

그린피스가 제작한 패러디:
끝부분에 나오는 자막은, 독일의 2008년 재생에너지 비율은 18%인데 RWE의 에너지 생산량 중 재생에너지 비율을 2%밖에 되지 않는다는 내용이다. 즉 RWE의 위선을 두 문장으로 폭로하고 있다.

가장 압권은 다음의 동영상이다. RWE의 광고 장면 장면에 사실에 근거한 반박 자막을 달았다.
첫번째 자막은, RWE의 풍력 비율은 0.1%라는 점,
두번째 자막은, 현재 화면에 나오는 '조력'발전을 RWE는 하지 않는다는 점,
세번째 자막은, 전선망 교체를 하지 않아서 대부분 낙후되어 문제라는 점,
다섯번째 자막은, RWE의 연간 CO2 배출량은 1억7천만톤이라는 점 (독일 전체의 20%에 이르는 수치라는 점),
마지막 자막은, RWE는 총 5개의 원전을 가지고 있는데 왜 이 광고에는 이 원전들은 나오지 않냐고 묻고 있다.

'한전' 광고나 삼성의 Tomorrow 광고에 이러한 패러디를 한다면? 아마 명예훼손 소송을 각오해야할 듯....  다수의 소비자들은 각종 법제도에 의해 상상력의 날개가 꺽여있는 데, 원전 옹호론자들은 원전이 녹색성장이라는 녹색 상상력을 내걸고 2009년 대미를 장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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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2/28 23:12 2009/12/28 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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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와 해적당: YEAAHH~

트위터에 기반한 소통이 정치운동에서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 수 있을까? 그 대표적인 그리고 매우 재미있는 사례가 지난 9월 독일에서 있었다.
웃음이 절로 나오는 그 사례를 당시 소개하고 싶었으나, 한국생활 적응기라 여유가 없었다. 약 2주 전 영국 런던에서 있었던 '트위터 컨퍼런스(140conf)' 에서 이 독일 사례가 발표된 것을 보고 짬을 내서 간략하게 소개해 본다.

지난 9월 독일 총선 과정에서 있었던 일이다. 당시 현직 독일 수상이었던 앙겔라 메어켈(Angela Merkel)이 선거운동-유세-을 위해 독일 북부 항구도시 '함부르크'를 방문하게 된다. 그 소식을 알리는 포스터가 거리에 붙게되고, 그 포스터 위에 한 시민(?)이 Und Alle so: "Yeaahh"라고 적는다(관련 플리커 사진보기). 플리커 사진을 보면 DIE KANZLERIN KOMMT (수상이 온다)가 크게 쓰여 있고 그 옆에 Und Alle so: "Yeaahh", 즉 "그럼 모두가 이렇게: Yeah라고 외치는 거야"라고 적혀 있다. 여기서 Yeah는 영어-독일어 아니다-다. '오 정말', 이 정도의 뜻(?)이다. 보통 힙합 가수들이 공연할 때 대중들이 함께 외치는 "Yeah"다.
그런데 유세 때 연설자의 한마디, 한마디에 집단적으로 Yeah라고 외치면, "오 정말"은 어느새 비야냥이 될 수도 있다.
"일자리를 창출하겠습니다"
"정말"
"선진국가를 만들겠습니다"
"정말"
"비정규직의 차별을 시정하겠습니다"
"정말"
"집걱정 없는 세상을 만들겠습니다"
"정말"
실제 어떤 모습이었는지 동영상으로 보자. 긴 동영상을 다 볼 필요는 없다. 앞의 1-2분 정도면 충분하다.

위의 "Yeah 운동"은 모두 트위터를 통해 조직되었다. 엄밀히 이야기하면 트위터를 기반으로 '독일 해적당(영어 위키 보기)'의 주도아래 모인 사람들의 운동이다. 함부르크는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독일 해적당의 활동이 매우 왕성한 곳이다. 위의 동영상에도 '해적당' 깃발이 보인다. 그런데 Yeah 운동은 이른바 '사전에 조직된' 것은 아니다. "Yeah운동"은 이른바 '번개'라고 번역할 수 있는 Flashmob(한글 위키보기)의 형태를 띄고 있다. 즉 해적당이 독일 수상 메어켈이 함부르크에 온다는 소식을 듣고 조직한 것은 아니다. 다만 이러한 정치운동을 조직하고 있었던 함부르크에 거주하고 있던 트위터 사용자를 중심으로 많은 Follower들이 자발적으로 모인 것이다. 이 날 이후 메어켈 수상이 가는 곳 마다 Yeah와 해적당은 선거 끝나는 날까지 함께 했다. 이와 관련된 독일 공영방송의 보도를 잠시 보자. (독일어를 못하시는 분은 보실 필요 없다^^)

이 "Yeah 운동"은 웹을 통해 급속히 확산되었다고 한다. 보수당 CDU의 선거운동 관련 사진들이 플리커(Flickr)에 올려졌고, 그 밑에는 모두가 함께 Yeaahh라고 댓글을 달고, 트위터에 보수당 관련 뉴스가 링크되면 모두가 함께 Yeaahh라고 외친다. Yeah 이외의 군더더기는 없다. 즐거운 사용자 운동이다.

자 그럼 마지막으로 오늘 소개하고 싶었던 동영상,  '트위터 컨퍼런스(140conf)' 에서 발표된 독일의 Yeah운동 소개 동영상을 보자. 5분짜리 동영상이다. 가능하다면 끝까지 보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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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2/02 09:35 2009/12/02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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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락하는 언론산업과 그들의 반격

인터넷과 웹의 발전은 산업지형의 다양한 변화를 가져왔다. 새로운 기업들-검색서비스, e마켓, 온라인 게임 등-이 탄생했고, 유통채널의 다변화 등 기업환경의 변화가 이뤄졌고 또는 진행 중이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많은 기업들은 자기 변신을 시도하였고 새로운 산업환경에 점차 적응해 가고 있다. 그러나 딱 두 개의 산업군이 '적응'에 실패했다. 그 하나가 음반산업- Warner Music, Universal, Sony BMG 등-이고 나머지 하나는 언론산업이다. 이 두 개의 산업군은 한편으로는 자기혁신을 시도-현재까지는 성공적이지 못하다-하고 있고, 다른 한편으로는 지금까지 쌓아 온 막대한 경제적 자본과 정치적 영향력을 기초로 '과거 수익모델'을 유지하려 하거나 또는 '새로운 수익모델'을 찾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후자의 과정이 사회적으로 매우 우려스러운 결과를 낳고 있다는 점이다.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 음반기업과 언론기업의 사회질서 재편 노력을 살펴보자.

1. 아동포르노와 검열사회
매년 1만 여건이 넘는 아동성범죄가 독일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다. 2008년 이웃 나라 오스트리아에서는 친아버지가 친딸을 24년간 감금시키고 성범죄를 저지른 사건이 일어났다. 소식을 접한 대다수 국민들이 경악을 금치 못할 때, 독일 연방 가정부장관이 방송에 출연하여 단호한 어조로 말한다. "인터넷에서 아동포르노의 유통과 소비를 근절하겠다". 그의 발언과 이어지는 화면은 6명이나 되는 자신의 딸, 아들들과 뛰어노는 가정부 장관의 모습이다. 독일 대다수 국민들은 훌륭한(?) 가정부장관의 가족사랑에 환호한다. 그리고 이 '아동포르노 근절'은 9월말 독일총선에서 보수당의 선거구호가 된다. 이렇게 탄생한 것이, 지난 9월 초 독일 연방의회를 통과한 '접근방지법(Access Impediment Act)'이다. 이 접근방지법은, 인터넷 회선사업자에게 독일연방범죄수사국에서 제시하는 '아동포르노 혐의 사이트'를 차단할 의무를 부과함과 동시에 혐의를 받는 사이트에 접속을 시도하는 모든 IP 주소를 6개월간 회선사업자가 저장할 것을 요구한다. 이메일 또는 트위터를 통해 관련 사이트에 대한 '링크'가 전달된다? 그럼 모든 이메일과 트위터 계정을 검열한다. 가공할 '검열사회'의 탄생이다.

2. 음악복제와 검열사회
사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2009년 초, '인디 음악가' 지원 행사에 참여했다. "불법복제와 파일공유가 인디 음악가의 창조적 행위를 어렵게 한다. 예술과 창조의 나라 프랑스! 불법복제와 파일공유는 프랑스의 적이다!" 이렇게 탄생한 법이 이른바 '아도피(Hadopi)법'이다. 법안의 영어식 이름은 law favoring the diffusion and protection of creation on internet이다. 즉, 인터넷에서 '창의적 활동'을 지원하겠다는 법이다. 그러나 그 법의 내용은 이른바 '삼진아웃 모델'이다. 불법복제나 파일공유 행위가 3번째 '발각'(?)될 경우, 해당 사용자로부터 3개월에서 1년간 '인터넷 사용권'을 박탈하겠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이 법이 이야기하는 '창의적 활동'은 Warner Music, Universal, Sony BMG 등의 음악 '유통'임은 분명해 보인다. 또한 '아도피법'은 불법복제와 파일공유 행위를 찾아내기 위한 인터넷에 대한 전면적인 검열을 가능케하고 있다.
참고로 이 법은 지난 6월 위헌판결을 받았지만, 수정 아도피법-최종 판단은 '판사'가 한다는 내용-은 지난 9월 말 '합헌'결정을 받았다.

3. 구글은 언론사에게 '공공의 적'이다!
지난 글에도 소개하였듯이, 2009년 7월초 독일 함부르크에 모인 660여개의 유럽 언론사/출판사들은 "구글(Google)때문에 온라인에서 돈을 벌 수 없다"며 구글을 규탄하는 성명서를 채택했다. 이들 언론사들은 선언문만 채택하고 가만있지 않았다. 9월말 독일총선-우리나라로 비교하면 대선-을 준비하는 각 정당들을 찾아갔다. 선거공약에 언론사의 온라인 사업을 지원할 '법 개정'을 요구했고, 보수당은 이들의 요구를 받아주었다. 어떤 '뒷거래(?)'가 있었는지는 물론 알 수 없다. 재집권에 성공한 보수당은 이 약속을 이행하기 위해 이른바 '저작권 연관권리법' 개정에 착수했다. 개정의 근거로는, 1. 구글 등 검색서비스-구글의 독일 검색시장점유율은 98%다-는 언론사의 기사/뉴스를 검색결과에 포함시키는 것을 통해 (간접) '매출'을 올리고 있다는 점과 2. 현재 재정적 위기에 빠진 (온라인)언론은 민주주의의 필수요소라는 점이 제시되고 있다. 검색서비스 업체는 이른바 '온라인 언론발전기금'에 적절한(?) 기여를 할 것을 요구받을 것으로 알려져 있다. WONDERFUL!!! 어떤 맛집에서 자신의 맛집정보가 네비게이션에서 나타난다고 지도정보 제공업체에 '맛집정보 사용료'를 요구하는 꼴이다.
온라인 뉴스의 유료화는 불가능에 가깝다-참조글 1, 참조글 2, 참조글 3-. 이런 배경 때문인지 루퍼트 머독이 자사의 유료화전략을 조금 수정했다. 머독은 지난 11월 초 '반구글연맹(Anti-Google Alliance)'을 결성했다. 연맹에 소속된 언론사-일단 머독 소유의 언론사 WJS, The Times, The Sun 등만 참여-들이 자사의 온라인 뉴스 모두를 구글 검색에서 '삭제'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고 있다. 이와 동시에 구글의 경쟁사인 마이크로소프트의 빙(Bing)에서는 계속해서 '연맹'의 기사들이 검색되게 하겠다고 한다. '불공정거래'의 전형이다. 이러한 무리수는 '구글'을 정치적으로 압박하기 위한 수단으로 평가될 수 있다.

4. 한국 언론기업의 반격, 이미 시작되었다!
개구리를 대상으로 한 유명한 실험이 하나있다. 80도 온도의 뜨거운 물에 개구리를 집어 넣으면 개구리는 바로 뛰어 나온다. 그런데 찬물에 개구리를 넣고 천천히 천천히 온도를 높여가면 물이 끓어 죽을 때까지 개구리는 그곳을 벗어날 시도를 하지 않는다. 한국 또한 조금씩 조금씩 검열사회로 전환되고 있으며, 한국 대형언론기업들은 차근차근 자신들에게 유리한 산업재편과 법질서재편을 이뤄내고 있다. 1. 이윤율이 아직까지는 보장되는 방송산업으로 진출을 모색하고 있고, 2. 이 방송산업 진출에 실패한 언론기업들을 중심으로 네이버, 다음, 네이트 등 한국 포털기업에 대한 파상적인 공세가 예상되고 있다. 그들이 참조(reference)할 이른바 '선진국'-독일-의 '법 개정'이 눈 앞에 있다. '(인터넷)언론발전기금'! 이들의 관심사항이다. 그 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논리싸움'이다. '검색에 노출된 기사제목'도 '경제적 가치'가 있으니 검색업체에서 언론사에게 '사용료'를 지불하라! WOW!!! 산업적 위기에 처한 언론사에게 이 보다 멋진 (온라인) 세상은 있을 수 없다. 즉 이러한 세상을 구현하기 위해 그들은 필사적으로 노력할 것이다.

이렇게 세계 및 한국의 디지털 사회는 하나 둘 씩 산업의 이해를 전적으로 대변하는 방향으로 재편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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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1/23 14:44 2009/11/23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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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를 그래도 꾸준히 찾는 이유는 가끔 훌륭한 글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쉬운 점은 이런 글도 이제는 아주 가끔이다.

추천글은, [한겨레프리즘] 박정희 시대를 위한 변명(최우성)이다. 성장과 자본주의의 관계를 추상적인 수준에서, 그러나 대중적인 언어로 멋지게 표현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도 '성장주의'를 비판적으로 바라보지만, '분배'가 '성장'과 배치되는 것이 아니라는 논리외에는 그리 할 말이 많지 않다. '성장주의'의 무모함을 비판하는 위의 글도 그리 새로운 시각을 전달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불평등이 성장을 잡아먹고 있다는, 꿈을 심어주지 못하는 자본주의는 이미 죽은 것이라는 표현들이 읽는이의 마음을 뭉클하게 한다.

경제학을 전공하면 배우게 되는 성장이론. 신고전학파의 '성장이론'이나 (포스트) 케인주의학파의 '성장이론' 등에서 보이는 '성장 가능성'이라는 '블랙박스'에 대한 그 무한한 '신뢰'를 비판할만한 능력은 내게 없다. 그러나 죽기 전에 기회가 된다면 꼭 짚고 넘어가고 싶은 주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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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0/28 08:02 2009/10/28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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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이 지나서야 돌아온 땅이다. 걱정했던 것과는 달리 새롭다거나 혼란스러운 느낌은 없다. 속타고 아픈 사연을 온라인 매체를 통해 경험하다, 거리의 얼굴에서 직접 느끼는 것이 다를 뿐. 오랫동안 보지 못했던 옛친구를 만나는 기쁨 못지않게 두고온 정들이 발길을 묶는다. 마스크를 쓴 채 운동하는 사람들 틈에서 신선한 아침공기에 대한 유년의 아득한 기억을 떠올리기에 내 머리는 너무 늙어버렸다. 이렇게 적응하는 것이겠지... 매연과 끈끈하게 엉키어 살아가는 저 거리의 사람들 사이로 내 생활의 뿌리를 내려본다. 힘! 내보는 거다.

2주일이 넘도록 열어보지 못한 RSS 리더기에는 수많은 '피드'들이 쌓여있었다. 그 중 눈에 띄는 것은, 몇몇 독일인들에-이들의 정체(?)는 후술- 의해 만들어진 '인터넷 선언문'이다.

이 선언문의 배경을 간략히 설명하고, 짧은 평을 시도해 본다.

배경 1: 하이델베르크 호소와 함부르크 선언
이번 '인터넷 선언문'이 나온 배경은 두가지다. 하나는 독일 및 유럽의 작가, 학자, 그리고 언론사 및 다양한 미디어 기업 대표들이 공개적으로 구글의 '지적 재산 도둑질'을 비판하자, 이에 대한 반론으로 선언문이 탄생했다. 두번째는 지난 9월 12일 유럽 여러 도시에서 있었던 'freedom not fear'라는 데모의 사전 행사 성격을 선언문은 가지고 있다.
전자를 좀더 자세히 살펴보자.

올 3월 말, 독일 하이델베르크에 모인 (노년의) 작가들과 학자들은 이른바 '하이델베르크 호소문' (
원문 보기)을 통해 200여년 이어져 내려온 저작권법을 보다 강력하게 인터넷에 확대 적용할 것을 요구했다 (호소문에 대한 독일어 위키 보기). 호소문의 주적은 '구글 북스'다.

그리고 지난 7월 초 독일 함부르크에 보인 600여 유럽 언론사 및 출판사 대표는 '구글 뉴스'를 주적으로 하는 '함부르크 선언'에 동참한다(함부르크 선언 영어 원문 보기). 선언의 핵심은, 열심히 일한 것은 자신들인데 그 과실을 모두 따먹은 것은 구글 뉴스라는 것, 이대로 방치할 수 없다는 것, 하여 정치권이 나서라는 것이다. 그들의 영향력(!)은 역시 가공했다. 유럽연합 집행위가 이 문제를 본격 검토하기 시작했고, 9월말 총선-의원내각제인 독일에서 총선은 바로 대선을 의미-을 앞둔 독일 각 당 후보들은 이들 언론사 대표들의 주장을 앵무새처럼 따라 했다.
이 두 가지 호소문과 선언문에 대한 찬반 토론이 신문지상과 온라인을 후끈 달아오르게 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독일 인터넷 선언'이 탄생했다.

배경 2: 아동 포르노 검열을 반대하다
트래픽 및 방문자 통계에서 세계 5위권 사이트에 속하는 youporn.com을 독일에선 합법적으로 접속할 수 있다. 그러나 독일 검/경찰 당국이 비타협적으로 추적/검거하는 행위는 이른바 '어린이 포르노 (영어 위키 보기)' 제작, 유통 및 소비행위다. 여기에 이견을 다는 사람은 사실상 없다. 문제는 '어린이 포르노'가 인터넷을 통해 유통 및 소비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를 막기 위해 독일 여성부장관은 2009년 초 '모든 인터넷을 실시간으로 검열'하여 '어린이 포르노'의 확산 및 유통을 막겠다고 선언하였고, 관련법이 지난 6월 독일 연방의회에서 통과되었다. 독일 전체 인터넷 사용자의 0,01% 규모에도 못 미치는 어린이 포르노 유통업자 및 소비자를 잡기 위해 전제 100%를 실시간 감시하겠다는 어마어마한 법이다. 이 법 제정에 반대하는 거센 저항이 온라인을 통해 조직되었고, 급기야 독일 해적당이 창당되면서 반대흐름은 거리로, 선거운동으로 이어져 갔다. 그 흐름 가운데 '인터넷 선언'은 위치해 있다.

비판 1: 감동이 없는 선언문
그럼 비판을 시도해 보자. 첫째, '선언(manifest)'의 감량이 떨어진다. 선언이라함은 모름지기 역사적 흐름을 읽어내고, 선언 발의자들이 생각하는 세상에 대한 그림을 가능하다면 감동적으로 전달했어야 했다. 이러한 '감동'이 빠진 이유를 곰곰히 생각해 보았다. 선언문이 마치 '컨설팅'용 발표문 같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발의자들의 면모를 살펴보자.  Mercedes Bunz는 규모있는 베를린 지역신문 온라인 편집장으로 일하다 최근 영국 가디언으로 직장을 옮긴 박사급 여기자다. Thomas KnüwerJeff Jarvis를 능가하는 독일 미디어 전문 블로거다. 아니 그의 본업은 독일 최대 (보수) 경제일간지 '한델스블라트'의 인터넷 전략담당 기자다. Sascha Lobo는 기자이면서 -사실 기자는 그만 둔 것 같다- 미디어 관련 컨설턴트로 일한다. 독특한 헤어스타일을 자랑하는 그는 최근 영국 이동통신사 '보다폰' 광고에도 직접 출연하며 이른바 '블로거 세상'을 선포하기도 했다. 다음 Robin Meyer-Lucht. 박사급 미디어 컨설팅 회사대표다. 독일의 '허핑턴 포스트'를 만들겠다며 그가 만든 팀블로그 Carta는 일부에서 '컨설턴트들의 자기 PR장'으로 비판받고 있다. Mario Sixtus는 독일 '비디오 케스팅'의 선구주자다. 그 공로를 인정받아 독일 제2공영방송의 인터넷 전문가로 고용되었다. Stefan Niggemeier는 독일 최고의 비판 블로거이자 이른바 파워블로거(2년 연속 전체 순위 2위)다. 전직은 '전업 기자', 현직은 블로거이자 각종 언론 '자유 기고가'다. 아마 발의자 중 유일하게 사회적인 비판글을 많이 쓰는 사람일 거다. 그렇다고 이들의 경력이 문제되는 것은 전혀 아니다. 문제는 선언문의 깊이가 없다보니, 선언문이 그들의 경력에 기초한 '산업 지도'쯤으로 오해받을 수도 있다는 점이다.

비판 2: 인터넷의 성격은 이를 만들어 가는 자들의 몫이다
인터넷에서 '자유'는 자연발생적으로 '불가침'한 그 무엇이 아니다. Andrew Dubber의 "The Internet was not made to make money. It was made for people to communicate"라는 말은 인터넷 탄생을 설명하는 정말 멋진 표현이다. 그러나 현재 인터넷에서 지배적 위치를 점하고 있는 것은 '돈을 버는 기업과 사람'이다. 이것이 무조건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그들 주도아래 인터넷 '질서'가 만들어지고 있음이 우려스럽다. 그들은 정치권, 법조계, 학계에도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그들 중심의 인터넷 세상을 착착 빠른 속도로 만들어 가고 있다.
인터넷 사용자의 자유.
이것은 이 자유를 원하는 사람들이 피나게 싸워야 겨우 얻을 수 있는 그리고 어렵게 지킬 수 있는 그 무엇이다. 독일 인터넷 선언문에는 안타깝게도 그 자유에 대한 갈망이, 그리고 이를 갈망하는 '사람'이 빠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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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강정수 @npool

2009/09/19 23:13 2009/09/19 2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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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스웨덴 모델'을 잘 알지 못합니다. 그런데 바하문트님의 스웨덴 모델에 대한 비판아닌 비판은 잘못되었습니다. 이것은 '상대비교'의 오류입니다.
스웨덴 처럼 독일의 복지 제도는 '몰락(falling)'하고 있습니다. 여러가지 배경과 원인을 나열할 수 있겠지만, 여기서 '몰락'은 지극히 상대적인 개념임을 지적하고 싶습니다. '무상 의료(? 원래부터 무상 의료는 아니었습니다)'수준이었던 사회제도가 그 한계에 도달하면서 또는 사회적 요인(인구 구성 변화 등)의 변화로, 그 성격이 변화하고 있습니다.
1) 스웨덴 또는 독일 모델이 옳다는 것이 아니라, 좋은 '의도'와 '기획'도 사회변동에 시기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하면 균열을 보이기 마련입니다. 노동인구가 빠른 속도로 줄어들고 있는 고령화 사회의 의료제도는 과거 70, 80년대 의료제도와 같을 수 없습니다.
2) 스웨덴이나 독일 사회에서 '불만'이 없는 사람은 없습니다. 세금을 많이 내야하는 사람은 비판할 점이 수 없이 많을 것이고, '노동자'만 사회제도의 보호를 받기 때문에 '일자리' 없는 상대적 빈곤층 입장에서 바라봐도 스웨덴 및 독일 사회제도는 문제점 투성입니다.
그리고 여기 아주 훌륭한 '미국'의 동영상 뉴스를 함께 감상하시죠. '가난하고 전체주의에 찌들은 사회주의 국가, 스웨덴'을 The Daily Show에서 방문했습니다.
(영어가 저같이 힘드신 분들도 꼭 보세요. '비틀기'의 압권입니다. 어떻게 비틀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 만으로도 웃음이 절로 납니다.)
1탄
The Daily Show With Jon StewartMon - Thurs 11p / 10c
The Stockholm Syndrome Pt. 1
thedailyshow.com
Daily Show
Full Episodes
Political HumorJason Jones in Iran
2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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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7/01 07:27 2009/07/01 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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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론장 (Öffentlichkeit / public sphere)’에 대한 이해-다음 글-를 돕기위해 몇개의 곁가지를 치면서 시작해 보겠다.

1. Öffentlichkeit는 정확하게 번역하면, ‘사적이지 않은 공적인 그 무엇’을 말한다. 독일어가 영어, 영어가 한국어로 번역되면서 ‘장/영역 (sphere)’이라는 공간적인 추가 의미를 가지게 되었다. 이러한 ‘공간 개념’이 ‘공론장’ 의미를 이해하는데 제약을 가한다. 그러나 번역어 ‘공론장’을 이 글에서는 일단 그대로 사용하겠다 (개인적으로 Öffentlichkeit에 조응하는 영어는 publicness라고 생각한다).
 
2. ‘개인 독백’이 아닌 대화(conversation) 또는 의사소통(communication)은 ‘공론장’을 구성하는 가장 기본적인 요소다. 그리고 ‘의사소통’은 언제나 의사소통의 ‘구조 (structure)’를 동반한다. 또한 이 소통에 참여하는 ‘주체(actor)’와 소통의 구조를 형성하는 ‘과정 (process)’도 중요하다. ‘공간’보다는 ‘대화/소통’, ‘구조’,’ 과정’에 집중하는 것이 ‘공론장’ 이해에 도움이 된다. 그리고 이 ‘과정’과 ‘구조’는 변화 가능하다는 점도 기억하자.

3. ‘공적인 그 무엇’이라는 설명적인(descriptive) 공론장 개념에서 출발해, ‘모든 시민에게 열려있어야 한다 (open access)’ 등 ‘규범적인(normative)’ 공론장 개념을 이론적으로 정립한 사람이 하버마스(Habermas)다. 그런데 하버마스는 그의 규범적 공론장 개념을 역사적 사례 분석을 통해 설명한다: 유럽 국민국가 형성과정과 그 과정에서 시민계급(부르조아지)의 공론장 형성 과정 분석이 그것이다. ‘A여야 한다’라는 규범적 정의와 역사 사례 분석. 뭔가 궁합이 맞지 않는다는 느낌이다. 비판적이고 심층적인 내용을 만들어 내는 신문 또는 (공영) 방송의 중요성을 하버마스의 공론장 개념에서는 유추할 수 있지만, 그 안의 세세한 작동원리를 분석하기에는 하버마스의 공론장 개념은 한계가 많다. 그러나 ‘지향점’을 훌륭하게 제시한 점은 하버마스의 업적임이 분명하다. 이 때문인지 ‘공론장‘ 개념이 하버마스의 전유물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공론장=하버마스’라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4. 독일 사회학계와 언론학계에서 보다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공론장 개념은 ‘니클라스 루만(Niklas Luhmann)’의 그것이다. 루만의 공론장 개념과 하버마스의 공론장 개념을 통합시키려는 시각을 다음 글에 소개하겠다.

5. 2009년 한국의 공론장은 어떤 모습을 띄고 있을까? 어떤 (사회적) 기능을 가지고 있을까? 어떤 구조적 특징을 지니고 있을까? 이러한 질문에 답하기 위해 하나의 우회로를 더 확인해 보자.

6. 하버마스가 공론장 개념을 체계적으로 정립한 것은 1962년 발표한 그의 교수자격논문 “공론장의 구조변동 (Strukturwandel der Öffentlichkeit / the structural transformation of the public sphere)”을 통해서다. 최근 독일 언론학과(media studies)를 중심으로 “공론장의 구조변동” ‘다시 읽기 강의’가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평가할 때, 여기에는 두가지 이유가 있다.

6.1. 인터넷으로 대변되는 새로운 정보기술 및 의사소통기술은 ‘사회변동’을 동반하고 있고, 이에 따라 ‘공론장의 구조변동’도 동시에 발생하고 있다고 믿는 - 아직은 가설 수준 - 학자들이 증가하고 있다. 공론장의 구조가 크게 변화(!)하고 있다면 ‘저널리즘/언론’도 새롭게 정의되어야 하지 않는가라는 의구심이 자연스럽게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6.2 독일학계에서는 비주류에 속하나 하버마스의 대중적 - 특히 68세대에 속하는 원로(?) 정치인들과 원로 기자들 사이에서 - 인기는 매우 높다. 이러한 그가 2007년 한 신문 기고문에서 ‘신문산업’을 지원하는 적시타를 날렸다.
하버마스가 기고한 일간지는 ‘쥐트 도이체 짜이퉁 (Süddeutsche Zeitung)’-독일 최대 전국일간지-이다 (관련글 보기). 당시 해당 신문의 수익률이 떨어지자-적자가 아니라!-, 소유주들은 신문사를 시장에 ‘매물’로 내놓았다. 투자전문회사에 매각되는 것을 우려한 (관련글 보기) 하버마스가 자신의 ‘공론장 이론’에 근거하여 기고문을 작성한 것이다- 하버마스도 이렇게 쉬운 독일어를 구사할 수 있다는 것 처음 알았다 ^.^ -. 6.2.1. 신문사들이 지나치게 ‘이윤 중심’으로 운영되는 것도 문제인데, 이러한 신문사들이 투자/투기자본의 손에 들어가게 되면 ‘공론장’의 건강성이 크게 해손될 것이다. 6.2.2. 비판적이고 심층분석에 기초한 신문기사들이 만들어내는 공론장은 민주주의의 필수조건이다. 6.2.3. 이러한(!) 신문이 만들어 내는 공론장은 ‘공공재’이다. 6.2.4. 물, 전기, 가스처럼 ‘언론 공공재’가 문제없이 공급/소비되게 만드는 것은 사회적 과제이다. 이러한 하버마스의 주장은 2009년 현재 독일신문 경영진들에게 왜곡되어 활용되고 있다. 어려움에 처한 신문사에 대한 정부 구제방안이 필요하다는 각종 칼럼, 로비 등에 하버마스의 기고문이 주요 논거로 등장하고 있다. 하버마스는 기고문에서 ‘신문(newspaper)’이 아니라 ‘언론(press)‘이라는 단어를 일관되게 사용하고 있음에도 말이다.

7. 다음번 글에서는 ‘인터넷/웹이 없는 공론장 모델’에 대한 설명을 시도해볼 계획이다. 그 구조와 특징을 기초로 인터넷/웹의 확산 이후 공론장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또는 변할수 있는지를 살펴보기 위함이다.

(개인적인 고민 하나: 글의 문체가 너무 ‘거만’하다. 양해를 구합니다.)

연결 글: 온라인 저널리즘의 길을 묻다: 연재를 시작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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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5/04 09:55 2009/05/04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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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의 프라하 연설
4월 5일 미국 오바마 대통령은 체코 프라하에서 역사적인 연설을 했다. 핵심은 "핵무기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첫걸음을 현 미국정부가 시작하겠다"이다.

그의 연설문은 여기를 클릭 (또는 여기를 클릭)하면 볼 수 있고, 아래 동영상에서 그의 연설 전체를 들을 수 있다.

- BBC 동영상 보기 (특히 12분 이후 연설내용이 중요하다)

핵무기의 점진적 감축이라는 새로운 미국 핵무기정책을 설명하고 있고, 이러한 문맥 속에서 그의 이번 북한의 로켓/미사일 발사 비판을 해석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현재 대부분 한국 언론들은 오바마의 프라하 연설 중 북한 비판 부분만을 강조해서 보도하고 있다. 오바마의 연설을 믿어본다면, 이번 프라하 연설은 미국의 핵무기전략이 180도 바뀌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를 위해 오바마는 0. 새로운 평화 패러다임, 1. 미국의 솔선수범, 2. 러시아와의 협력, 3. 북한 및 이란과의 대화를 주장한다. 물론 그는 한 국가, 즉 북한이 '평화의 룰'을 깨면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그러나 그 '대가'가 새로운 평화 패러다임을 벗어나지 않을 것임을 그의 연설을 통해 엿볼 수 있다.

독재자 김정일이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게 보낸 초대장
김정일 정권은 미국정부에 지속적인 '협박 정치'을 하고 있다. 1998년 대포동 미사일은 미국 클린턴 행정부에, 2006년 핵실험은 부시 행정부에 보내는 전갈이었다. 협상에 임하는 북한정부의 날카로운 이빨을 주목해 달라는....

많은 이들이 이야기하듯, 한국정부와 일본정부가 주장하는 제재조치로는 북한의 군사적 협박정치를 극복할 수 없다. 경제적 제재조치를 하면 뭐하나. '인민'은 굶어죽어가도 김정일의 식탁은 호화롭기만 한걸. 외교적 제재조치를 하면 뭐하나, 북한 시민의 자유가 바닥에 떨어진지 이미 오래인걸. 그리고 군사적 제재조치는 한반도 및 동북아의 집단 자살행위일 뿐이다.

현 한국정부는 이번 사태를 해결한 능력이 별 없어보인다. 해결의 열쇠는 아쉽게도 오바마에게 있다. 오바마가 직접 북한을 방문해 (당장은 불가능하겠지만), 김정일 정권과 담판을 짖는 길이 사태해결의 가장 빠른 길이고 효과적인 길이 아닌가 싶다.

한겨레 유감
얼마전 연합통신 기사가 hani.co.kr에 올랐다
‘북 로켓’에 보수-진보 진영 반응 엇갈려
한마디로 쓰레기같은 기사다. "과학기술 강국을 꿈꾸는" 한겨레도 "평화적 목적으로 이용되는" 북한의 위성로켓 발사를 "동포적인 관점과 민족적인 차원에서 환영"하는가 보다. 자칭 '진보적 일간지'라고 이야기하니 말이다.

북핵 및 북로켓/미사일 관련 기사에는 각 언론사들의 입장이 숨겨져 있거나 또는 노골적으로 드러나 있다. 그 입장 뒤에는 북한 '인민'과 남한 시민들이 함께 공유했으면 하는 각 언론사들의 서로다른 가치지향들이 자리잡고 있다. 그 공유할 가치가 조,중,동은 "김정일 체제 몰락"이고, 한겨레는 아마 "평화통일"일 것이다. 그러나 "평화통일", 이 프레임으로는 현 북한정권을 비판할 수 없다는 한계가 뚜렷해 보인다. 이 틀로는 빈곤과 억압에 고통받는 북한 시민들과 소통할 수 없다. '평화통일'만을 강조하는 프레임으로는 북한의 권력자들을 감시, 비판하기 힘들다.

한국정부 또는 미국정부가 협상에 임하면서 북한정부를 달래기 위해 직접적인 비판을 삼가하는 전술적 태도와 비판적 언론이 북한정부를 대하는 입장에는 차별성이 있어야 한다. 언제까지, '조,중,동'식-이것이 곧 '한나라당'식이나까-은 안된다고 목멘 소리만할 것인가, 예: [사설] 유감스런 로켓 발사, 파장 최소화해야

새로운 틀이 필요하다. 고통받는 북한인민과 무한경쟁으로 내몰린 남한시민을 함께 아우를 수 있는 연대의 틀, 함께 나눌 가치가 필요하다.

4월 5일 아침, 북한은 독재자의 힘을 세상에 과시했다. 경제적 힘과 군사적 힘이 세상의 제1가치임을 확신하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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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4/06 11:02 2009/04/06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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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 집회 참여후기: 그들만의 데모

지난 토요일 (3월 28)일, "너희들의 위기에 우리 돈을 주지 않으련다!"라는 주제로 열린 베를린 집회에 참여했다 (집회소개글 보기). 결론적으로 말해 아쉬운 점이 많은 집회였다.

주최측은 약 3만명, 경찰측은 1만5천명 정도가 이번 베를린 집회에 모였다고 한다. 참가자 숫자가 폭발적인 수준-10만명 이상-이 될 것이라고 예상하지 않았서인지 몰라도, 시민들의 참여규모가 작았던 점에는 실망하지 않았다. 오히려 실망스러웠던 점은 '조직된 대중'외에는 다른 참여자들이 눈에 띄지 않았다는 점이다.
"대형은행과 대기업보다는 다수 시민에게 도움을!", "경제위기 책임자 조사/처벌, 재방 방지"를 요구하며 참여자들은 크고 작은 깃발 아래 모여 있었다. 그 깃발들의 다수는 독일 좌파당(Die Linke)이 차지했다. Attac, 독일 노조, 녹색당, 좌파당(Die Linke), 환경단체 등의 공동 주체로 열린 집회였으나, 집회는 마치 좌파당의 집회에 일부 독일 노조측 인사와 Attac 집행부에게 연설 기회가 주어진 모양세였다.

이렇게 폭넓은 대중의 참여가 결여된 점은 어쩌면 이번 경제위기의 '현재적' 특징 때문인지 모르겠다. 쉽게 말해 독일 시민들은 '피부'로 이번 경제위기를 느끼고 있지 않다는 이야기다.
천문학적 규모의 은행지원금이 집행되었고, 기업들의 매출이 급감하고, 장기 침체를 예고하는 각종 경제보고서가 언론을 통해 알려지고 있지만, 아직 '일자리'를 잃어버린 사람들의 수는 그리 많지 않은 편이다 (참고글 보기). 올 가을 총선을 (내각제인 독일은 총선이 대선의 의미를 지닌다) 앞둔 집권 정당들은 경제위기의 체감온도를 낮추기 위해 온갖 정성을 쏟아붇고 있다. 예를 들어 경차 및 소형차를 구입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독일정부는 일시불로 2500유로를 지원해 주고 있다. 처음에는 위기의 자동차 업계를 지원하는 방안으로 1월부터 3월말까지 한시적으로 운영되었던 지원정책이 올 연말까지로 연장되었다. 개인적으로도 우체통에 쌓이는 자동차 광고를 볼 때면 "요때 차를 구입해야 하는 건데...."라고 아쉬워할 정도다.

또한 약 40%에 육박하는 주식소유 독일가구 비율은, 독일인 다수가 '금융시장'이 '과거'로 다시 돌아가기를 갈망하는 충분한 원인이 될 수 있다. 독일인의 경우 '저축성' 주식소유가 주식소유 이유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특히 6개월 이내 주식거래시 발생하는 '거래 이익' 대부분은 세금으로 환수되는 독일법의 제약은 주식의 장기 저축성을 확대하는 기재이다). 여기에 2000년대 초반부터 '국민연금 비율을 낮추고 사적 연금을 확대'한 결과 - 사적연금은 대부분 주식상품과 결합되어 있다 -, 독일 성인 대다수의 '주식 사랑'은 크게 확산되었다. 자신들의 '저축'이 다시 원래 가격을 회복하기를 바라고 있는 것이다. 즉 현재 상황이 안타깝지만 급할 건 없는 것이다.

요약하면, 1. 독일의 '실업률'이 크게 증가하지 않은 점, 2. 당장 손에 잡히는 '소비성 현금 지원'이 있다는 점, 3. 광범위한 주식소유층이 금용시장의 재가동을 갈망한다는 점이 경제위기 규탄 집회에 대한 대중의 참여를 가로막고 있는 요인이 아닌가 싶다.

그래도 이번 주말 집회, 그리고 오는 4월 2일 런던에서 개최되는 G-20 정상회담 시기에 열리는 집회들.... 그리고 계속 이어지고 확대-그렇게 기대해 본다-될 저항들로 인해 민주적이고 공평한 세계 경제질서가 형성되기를 희망해 본다.

집회장으로 향하는 대절 버스
- 집회장에 가다 만난 집회장으로 가는 버스. 이렇게 버스를 대절해서 다른 도시(위의 경우, 브레멘)에서 베를린 집회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베를린 시청 앞 집회
- 베를린 시청 앞에서 시작하는 집회 (약 1시간), 그리고 2시간에 걸친 거리 행진, 마지막으로 다시 베를린 시청 앞에서 정리 집회 (약 1시간)로 전체 데모는 구성되었다.

데모대와 함께 행진하는 경찰
- 인상적인 점 하나: 거리행진 대열에 경찰들(anti conflict team)도 섞여 있다.

독일 경찰
- 데모대와 함께 행진하면서 대놓고 '시위채증'도 하고 (왼쪽), 경찰견을 곳곳에 풀어 놓고 시위대를 자극하기도 하고 (오른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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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강정수 @npool

2009/03/30 08:28 2009/03/30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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