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언론에서 '이스라엘'에 대한 비판을 접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나치와 독일군에 의한 유대인 학살 그리고 이에 대한 전사회적인 동조라는 과거의 범죄 경력때문이다. "이스라엘 비판 = 반유대주의"의 등식이 성립되기도 한다. 또한 '중동의 평화'를 간절히 바라는 글들 속에는 많은 경우 양비론적인 입장이 녹아들어가 있다.
1월 8일자 유엔 인권위의 주간 보고서(원문은 '여기'를 클릭, 관련 한국어 기사는 여기)는 이러한 독일 사회의 모호함에 충격을 던진 것 같다. 가자지역에 대한 언론의 접근이 이스라엘 군대에 의해 철처히 차단당하고 있어 그 실상이 몇몇 사진들에 의해 전달되는 수준-물론 이도 충격적이지만-이었으나, 이번 보고서는 이스라엘의 체계적인 전쟁범죄를 구체적으로 지적하고 있다. 이 보고서 덕에 독일 언론들은 간접적이기는 하나 처음으로 '전쟁범죄 Kriegsverbrechen'라는 단어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과거 '전범국가 독일'에서 '전쟁범죄'가 가지는 사회적 함의는 결코 과소평가할 수 없다. '전쟁' -> '평화'와 '전쟁범죄' -> '처벌'은 다른 차원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물리적으로 전쟁에서 승리하고 '전범 국가'로 취급받았던 나라가 역사상 존재했는지는 잘 모르겠다. 여하튼 이스라엘을 전범국가로 규정하는 것은 위의 보고서에 따르면 충분히 가능하다. 나아가 '인종청소'에 가까운 행위로까지 평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