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아동포르노와 검열사회
매년 1만 여건이 넘는 아동성범죄가 독일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다. 2008년 이웃 나라 오스트리아에서는 친아버지가 친딸을 24년간 감금시키고 성범죄를 저지른 사건이 일어났다. 소식을 접한 대다수 국민들이 경악을 금치 못할 때, 독일 연방 가정부장관이 방송에 출연하여 단호한 어조로 말한다. "인터넷에서 아동포르노의 유통과 소비를 근절하겠다". 그의 발언과 이어지는 화면은 6명이나 되는 자신의 딸, 아들들과 뛰어노는 가정부 장관의 모습이다. 독일 대다수 국민들은 훌륭한(?) 가정부장관의 가족사랑에 환호한다. 그리고 이 '아동포르노 근절'은 9월말 독일총선에서 보수당의 선거구호가 된다. 이렇게 탄생한 것이, 지난 9월 초 독일 연방의회를 통과한 '접근방지법(Access Impediment Act)'이다. 이 접근방지법은, 인터넷 회선사업자에게 독일연방범죄수사국에서 제시하는 '아동포르노 혐의 사이트'를 차단할 의무를 부과함과 동시에 혐의를 받는 사이트에 접속을 시도하는 모든 IP 주소를 6개월간 회선사업자가 저장할 것을 요구한다. 이메일 또는 트위터를 통해 관련 사이트에 대한 '링크'가 전달된다? 그럼 모든 이메일과 트위터 계정을 검열한다. 가공할 '검열사회'의 탄생이다.
2. 음악복제와 검열사회
사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2009년 초, '인디 음악가' 지원 행사에 참여했다. "불법복제와 파일공유가 인디 음악가의 창조적 행위를 어렵게 한다. 예술과 창조의 나라 프랑스! 불법복제와 파일공유는 프랑스의 적이다!" 이렇게 탄생한 법이 이른바 '아도피(Hadopi)법'이다. 법안의 영어식 이름은 law favoring the diffusion and protection of creation on internet이다. 즉, 인터넷에서 '창의적 활동'을 지원하겠다는 법이다. 그러나 그 법의 내용은 이른바 '삼진아웃 모델'이다. 불법복제나 파일공유 행위가 3번째 '발각'(?)될 경우, 해당 사용자로부터 3개월에서 1년간 '인터넷 사용권'을 박탈하겠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이 법이 이야기하는 '창의적 활동'은 Warner Music, Universal, Sony BMG 등의 음악 '유통'임은 분명해 보인다. 또한 '아도피법'은 불법복제와 파일공유 행위를 찾아내기 위한 인터넷에 대한 전면적인 검열을 가능케하고 있다.
참고로 이 법은 지난 6월 위헌판결을 받았지만, 수정 아도피법-최종 판단은 '판사'가 한다는 내용-은 지난 9월 말 '합헌'결정을 받았다.
3. 구글은 언론사에게 '공공의 적'이다!
지난 글에도 소개하였듯이, 2009년 7월초 독일 함부르크에 모인 660여개의 유럽 언론사/출판사들은 "구글(Google)때문에 온라인에서 돈을 벌 수 없다"며 구글을 규탄하는 성명서를 채택했다. 이들 언론사들은 선언문만 채택하고 가만있지 않았다. 9월말 독일총선-우리나라로 비교하면 대선-을 준비하는 각 정당들을 찾아갔다. 선거공약에 언론사의 온라인 사업을 지원할 '법 개정'을 요구했고, 보수당은 이들의 요구를 받아주었다. 어떤 '뒷거래(?)'가 있었는지는 물론 알 수 없다. 재집권에 성공한 보수당은 이 약속을 이행하기 위해 이른바 '저작권 연관권리법' 개정에 착수했다. 개정의 근거로는, 1. 구글 등 검색서비스-구글의 독일 검색시장점유율은 98%다-는 언론사의 기사/뉴스를 검색결과에 포함시키는 것을 통해 (간접) '매출'을 올리고 있다는 점과 2. 현재 재정적 위기에 빠진 (온라인)언론은 민주주의의 필수요소라는 점이 제시되고 있다. 검색서비스 업체는 이른바 '온라인 언론발전기금'에 적절한(?) 기여를 할 것을 요구받을 것으로 알려져 있다. WONDERFUL!!! 어떤 맛집에서 자신의 맛집정보가 네비게이션에서 나타난다고 지도정보 제공업체에 '맛집정보 사용료'를 요구하는 꼴이다.
온라인 뉴스의 유료화는 불가능에 가깝다-참조글 1, 참조글 2, 참조글 3-. 이런 배경 때문인지 루퍼트 머독이 자사의 유료화전략을 조금 수정했다. 머독은 지난 11월 초 '반구글연맹(Anti-Google Alliance)'을 결성했다. 연맹에 소속된 언론사-일단 머독 소유의 언론사 WJS, The Times, The Sun 등만 참여-들이 자사의 온라인 뉴스 모두를 구글 검색에서 '삭제'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고 있다. 이와 동시에 구글의 경쟁사인 마이크로소프트의 빙(Bing)에서는 계속해서 '연맹'의 기사들이 검색되게 하겠다고 한다. '불공정거래'의 전형이다. 이러한 무리수는 '구글'을 정치적으로 압박하기 위한 수단으로 평가될 수 있다.
4. 한국 언론기업의 반격, 이미 시작되었다!
개구리를 대상으로 한 유명한 실험이 하나있다. 80도 온도의 뜨거운 물에 개구리를 집어 넣으면 개구리는 바로 뛰어 나온다. 그런데 찬물에 개구리를 넣고 천천히 천천히 온도를 높여가면 물이 끓어 죽을 때까지 개구리는 그곳을 벗어날 시도를 하지 않는다. 한국 또한 조금씩 조금씩 검열사회로 전환되고 있으며, 한국 대형언론기업들은 차근차근 자신들에게 유리한 산업재편과 법질서재편을 이뤄내고 있다. 1. 이윤율이 아직까지는 보장되는 방송산업으로 진출을 모색하고 있고, 2. 이 방송산업 진출에 실패한 언론기업들을 중심으로 네이버, 다음, 네이트 등 한국 포털기업에 대한 파상적인 공세가 예상되고 있다. 그들이 참조(reference)할 이른바 '선진국'-독일-의 '법 개정'이 눈 앞에 있다. '(인터넷)언론발전기금'! 이들의 관심사항이다. 그 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논리싸움'이다. '검색에 노출된 기사제목'도 '경제적 가치'가 있으니 검색업체에서 언론사에게 '사용료'를 지불하라! WOW!!! 산업적 위기에 처한 언론사에게 이 보다 멋진 (온라인) 세상은 있을 수 없다. 즉 이러한 세상을 구현하기 위해 그들은 필사적으로 노력할 것이다.
이렇게 세계 및 한국의 디지털 사회는 하나 둘 씩 산업의 이해를 전적으로 대변하는 방향으로 재편되고 있다.
Posted by 강정수 @npoo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