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 집회 참여후기: 그들만의 데모

지난 토요일 (3월 28)일, "너희들의 위기에 우리 돈을 주지 않으련다!"라는 주제로 열린 베를린 집회에 참여했다 (집회소개글 보기). 결론적으로 말해 아쉬운 점이 많은 집회였다.

주최측은 약 3만명, 경찰측은 1만5천명 정도가 이번 베를린 집회에 모였다고 한다. 참가자 숫자가 폭발적인 수준-10만명 이상-이 될 것이라고 예상하지 않았서인지 몰라도, 시민들의 참여규모가 작았던 점에는 실망하지 않았다. 오히려 실망스러웠던 점은 '조직된 대중'외에는 다른 참여자들이 눈에 띄지 않았다는 점이다.
"대형은행과 대기업보다는 다수 시민에게 도움을!", "경제위기 책임자 조사/처벌, 재방 방지"를 요구하며 참여자들은 크고 작은 깃발 아래 모여 있었다. 그 깃발들의 다수는 독일 좌파당(Die Linke)이 차지했다. Attac, 독일 노조, 녹색당, 좌파당(Die Linke), 환경단체 등의 공동 주체로 열린 집회였으나, 집회는 마치 좌파당의 집회에 일부 독일 노조측 인사와 Attac 집행부에게 연설 기회가 주어진 모양세였다.

이렇게 폭넓은 대중의 참여가 결여된 점은 어쩌면 이번 경제위기의 '현재적' 특징 때문인지 모르겠다. 쉽게 말해 독일 시민들은 '피부'로 이번 경제위기를 느끼고 있지 않다는 이야기다.
천문학적 규모의 은행지원금이 집행되었고, 기업들의 매출이 급감하고, 장기 침체를 예고하는 각종 경제보고서가 언론을 통해 알려지고 있지만, 아직 '일자리'를 잃어버린 사람들의 수는 그리 많지 않은 편이다 (참고글 보기). 올 가을 총선을 (내각제인 독일은 총선이 대선의 의미를 지닌다) 앞둔 집권 정당들은 경제위기의 체감온도를 낮추기 위해 온갖 정성을 쏟아붇고 있다. 예를 들어 경차 및 소형차를 구입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독일정부는 일시불로 2500유로를 지원해 주고 있다. 처음에는 위기의 자동차 업계를 지원하는 방안으로 1월부터 3월말까지 한시적으로 운영되었던 지원정책이 올 연말까지로 연장되었다. 개인적으로도 우체통에 쌓이는 자동차 광고를 볼 때면 "요때 차를 구입해야 하는 건데...."라고 아쉬워할 정도다.

또한 약 40%에 육박하는 주식소유 독일가구 비율은, 독일인 다수가 '금융시장'이 '과거'로 다시 돌아가기를 갈망하는 충분한 원인이 될 수 있다. 독일인의 경우 '저축성' 주식소유가 주식소유 이유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특히 6개월 이내 주식거래시 발생하는 '거래 이익' 대부분은 세금으로 환수되는 독일법의 제약은 주식의 장기 저축성을 확대하는 기재이다). 여기에 2000년대 초반부터 '국민연금 비율을 낮추고 사적 연금을 확대'한 결과 - 사적연금은 대부분 주식상품과 결합되어 있다 -, 독일 성인 대다수의 '주식 사랑'은 크게 확산되었다. 자신들의 '저축'이 다시 원래 가격을 회복하기를 바라고 있는 것이다. 즉 현재 상황이 안타깝지만 급할 건 없는 것이다.

요약하면, 1. 독일의 '실업률'이 크게 증가하지 않은 점, 2. 당장 손에 잡히는 '소비성 현금 지원'이 있다는 점, 3. 광범위한 주식소유층이 금용시장의 재가동을 갈망한다는 점이 경제위기 규탄 집회에 대한 대중의 참여를 가로막고 있는 요인이 아닌가 싶다.

그래도 이번 주말 집회, 그리고 오는 4월 2일 런던에서 개최되는 G-20 정상회담 시기에 열리는 집회들.... 그리고 계속 이어지고 확대-그렇게 기대해 본다-될 저항들로 인해 민주적이고 공평한 세계 경제질서가 형성되기를 희망해 본다.

집회장으로 향하는 대절 버스
- 집회장에 가다 만난 집회장으로 가는 버스. 이렇게 버스를 대절해서 다른 도시(위의 경우, 브레멘)에서 베를린 집회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베를린 시청 앞 집회
- 베를린 시청 앞에서 시작하는 집회 (약 1시간), 그리고 2시간에 걸친 거리 행진, 마지막으로 다시 베를린 시청 앞에서 정리 집회 (약 1시간)로 전체 데모는 구성되었다.

데모대와 함께 행진하는 경찰
- 인상적인 점 하나: 거리행진 대열에 경찰들(anti conflict team)도 섞여 있다.

독일 경찰
- 데모대와 함께 행진하면서 대놓고 '시위채증'도 하고 (왼쪽), 경찰견을 곳곳에 풀어 놓고 시위대를 자극하기도 하고 (오른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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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강정수 @npool

2009/03/30 08:28 2009/03/30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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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며칠간 속이 쓰리고 기가 차는 뉴스들을 접하고 있다. 한국 언론은 언론의 자유가 위태롭게됨으로써 밖으로는 언론산업의 위기 극복과 안으로는 언론의 질적 발전이라는 숙제를 잠시 접어두어야할 것 같다.

개인적으로 한국 방송언론을 높게 평가하지 않는다. 사실상 모든 뉴스 꼭지마다 정장을 차려입은 기자가 나타나 "MBC 뉴스 000기자였습니다"라는 모습을 볼 때면 화가 치밀어 오른다. 이건 드라마 속의 간접광고처럼 뉴스에 등장하는 기자 개인의 자기 PR이다. 이러한 모습들이 방송 뉴스에서 사라질 때를 바래 본다.

그래도 하고싶은 말은, 현정부는 언론탄압을 중지하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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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를 소비하는 것이 즐거울 때도 있다. 영어를 잘 못하고 미국 한번 가본적 없지만, 바로 뉴욕타임즈의 One in 8 Million에서 뉴요커(?!!)들을 만날 때다.
One in 8 Million에는 아름다운 흑백사진들 위로 현장감 있는 육성이 흐르며 뉴욕 시민 한명 한명의 삶의 이야기가 그려져 있다. 매주 1명씩...

67세 Grajales 할어버지는 전자제품 수리공이다. 테이프(이 시대에!) 녹음기 수리가 주전공인듯하다. 정장차림으로 수리 출장을 다니는 모습, 옆에 놓인 작은 나사들과 대비를 이루는 할아버지 양복의 소매 단추들, 그의 웃음...

22세의 Ra Ruiz는 동성애자다. 가난한 어린시절을 보냈고, 지금도 역시 가난하다. 동성애 때문에 학교 친구들에게 따돌림 당하고 미움 받고....

69세의 Nancy 할머니는 25년 넘게 뉴욕시장 관사의 가정부(?)로 일하고 있다. 역사(무슨 역사인지 잘 모르겠지만 ^.^)와 함께하는 자신의 일에 엄청난 자부심을 가지며 살아간다.

사진들이 너무 훌륭해서 자세히 살펴보니 그 유명한 사진기자 Todd Heisler의 작업들이다(그에 대한 위키). 뉴욕타임즈가 이 One in 8 Million에 들이는 (경제적/인적) 투자를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One in 8 Million (nytimes.com)

One in 8 Million과 유사한 작업들이 있다. 더 이상 업데이트는 없지만 워싱턴포스트의 OnBeing이 그 중 하나다. 출연자는 각자의 삶을 백색 배경 앞에서 이야기한다. 인위적이다라는 느낌도 받지만 전달하는 메시지는 훌륭하다. 15세의 Claire는 '손목 자해' 경험이 있는 학생이다. 그가 느끼는 우울증, 그리고 같은 경험을 공유한 친구들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 놓고 있다. OnBeing에는 간단치 않은 삶의 이야기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하여 조금 부담스럽다. 그러나 카메라는 출연자들의 감정 하나 하나를 너무나 정확하게 잡아내고 있다. 마치 그 삶의 굴곡을 이해하고 있는 것 처럼 말이다. 멋지다.
onBeing (washingtonpos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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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한국 언론사에서 중요한 사건(?) 중 하나로 한글 가로쓰기로 편집된 한겨레 신문 발행을 꼽는다. 한자를 자유롭게 구사하는 기자와 한자 가득한 기사를 제약없이 읽을 줄 아는 이른바 식자층의 조합을 극복하는 결정적 계기가 되었기 때문이다. 한글기사는 기사에 대한 접근성을 낮춤으로써 독자저변을 확대하는 결과를 낳았다.

뉴미디어 시대 언론의 대응 방안으로 많은 이들이 통합 뉴스룸, 하이퍼텍스트 기반 글쓰기 등등을 주장한다. 다 필요한 이야기들이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것은 '한글기사' 처럼 언론의 일대 전환을 이뤄낼 기획/작업이다. 종이신문으로 구현할 수 없는 그 무엇-형식-, '성공신화'에 찌들어 있는 한국 언론의 뉴스 테마를 바꾸어 놓을 수 있는 그 무엇-내용-, 하여 독자들이 찾아와서 소비/참여하게끔 만드는 매력적인 그 무엇이 필요하다.

위의 두 예가 답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충분한 교훈은 된다고 생각한다. 나는 한국 뉴스사이트에서, 한국 방송에서 바둥거리며 살아가는 우리네 작은이들의 아름다운 이야기들 듣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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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강정수 @npool

2009/03/27 10:51 2009/03/27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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