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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10/07 Jeong-Soo KANG 세계 금융위기: 문제는 '정치'다! 젠장!
지난 10월 5일 밤, 유동성 위기에 빠져 파산 직전에 처한 독일 주택담보 은행 'HRE'에 대해 독일 정부와 은행들이 약 500억 유로에 이르는 지급보증을 하기로 최종 결정하였다. 또한 지난 토요일 독일 메어켈 총리는, "사기업(HRE)만 지급 보증하는 것이 아니다. 국민 여러분들이 가진 모든 저축성 예금에 대해 정부가 지급 보증을 하겠다, 그러니 넘 걱정하지 말라"는 내용의 대국민 담화를 발표했다. 그러나 이는 오히려 독일 전 국민을 '뭐야 은행에 있는 내 돈도 위험하다는 거야'라는 불안감에 빠트렸다. 메어켈 독일 총리의 이 한마디는 '시장불안'을 악화시켰고, 그 결과는 뻔했다. 월요일 독일 주식시장은 악몽의 하루를 보내야 했고, 독일 언론도 '당신의 예금통장은 안전한가?'를 주요기사로 다루면서 '시장불안'을 더욱 부추겼다.

왜 이런 일들이 벌어지고, 무엇이 지금 도대체 문제인가?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문제는 '경제'가 아니라 '정치'다. '정치'가 자기 역할을 못하고 있고, '정치집단' 특히 각국의 집권 정치집단들이 자신들의 무능함을 아주 자랑스럽게 떠벌리고 있기 때문이다.

1. '미국'의 금융/경제위기가 아니다
레만 브라더즈가 도산하던 지난 9월 15일, 독일 재무장관은 현재 금융 위기는 '미국 금융시스템'의 위기며 독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다라는 이야기를 국회 예산심의 과정에서 자랑스럽게 떠벌였다. 그러나 채 몇시간이 지나지 않아 독일 언론들은 '도산한 레만 브라더즈에 독일 국책은행이 3억유로를 실수로 이체했다'를 특종으로 알렸다. 그 뒤에도 메어켈 총리는 '독일 금융시스템은 미국과 달리 건실하다'를 주술처럼 외쳤다. 그러나 언론들은 연일 독일 각 주정부 은행들 및 독일 저축은행들의 천문학적 손실을 보도했다. 9월 말 있었던 한 기자회견에서 '유럽차원의 대응책이 필요하지 않나'라는 질문에 자신감 있게 '아니요'라고 답했던 메어켈 총리는, 며칠도 지나지 않아 프랑스 사코지 대통령이 긴급 요청한 유럽 4개국(독일,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법유럽 구제금융 펀드 조성회의를 위해 부랴부랴 프랑스로 달려가는 우스운 꼴을 보여야 했다.
이번 위기는 '미국'의 금융위기도, 독일의 위기도, 한국의 위기도 아니다. 미국에서 '시작'된 세계 금융위기다. 정치권은 이러한 때, 국민들에게 이번 위기의 '원인, 영향 그리도 대처방안'을 솔직하게 그리고 종합적으로 알려야한다. 정치적 개입이 경제에 유익하지 않다라는 일부 미국 공화당 의원들의 잔소리를 귀담아 들을 여유가 없다. '유익성'을 따질 문제가 아니다. 현재 경제가 정치적 행위를 '명령'하고 있기 때문이다.

2. 유동성 위기가 아닌 은행이 은행을 믿지 못하는 신뢰 상실이 문제다
미국 정부의 7천억 달러 구제금융 펀드 조성안이 어렵게 미국 상/하원 동의를 얻었다. 그러나 현재 위기를 '돈'으로만 해결할 수 없다. 이번 사태는 돈이 없어서라기 보다는, 천문학적 자금이 투명성이 전혀없는 투기자산을 형성한 것에 기인한다 (이에 대해서는 lawfully의 글 참조). 실물 경제에 기반하지 않은 채권을 발행할 수 있는 금융시스템이 이번 위기의 본질이다. 각 은행들이 자신들이 구매한, 그리고 자신들이 발행한 채권을 믿지 못하면서 '돈의 흐름이 멈춘 것'이 현 위기의 '현상'이다. 각 은행들이 자신을 믿지 못하는 상황에서 다른 은행을 믿기란 불가능하다. 즉 혈관이 꽉 막혀 버린 것이다. 여기서 구제금융은 임시방편일 뿐, 결코 막힌 혈관을 뚫을 수 없다. '불신'이라는 '이물질'을 걸러주는 장치가 없다보니 혈관이 막히는 것은 자연스런 결과다. 정치권은 이를 '방임'함으로 자신의 과제를 의도적으로 그리고 악의적으로 저벼렀다.

2.1 채권발행 시스템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
CDO, CDS 등 실물경제에 근거하지 않은 '가상채권' 발행이 재검토되어야 하고, 각 은행들의 가상채권 소유상태가 점검되어야 한다. 한국과 같은 가상채권의 '순구매 국가'들도 할 일은 많다. 보자. 이번 금융위기는 유독 스페인 은행들을 피해갔다. 스페인에서는 정부가 일찌감치 자국 은행들의 가상채권 구매를 금지했기 때문이다.

2.2 각국 '금융감독기구'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
대규모 자금이 '투기성 자산'으로 흘러들어갈 수 있었던 배경을 분석하고, 필요하다면 이를 방임했던 '금융감독시스템'을 새롭게 짜야한다. 한국의 경우, '금융위원회'가 '가상채권'에 대한 위험성을 자체 예상하고 있었는지, 각 은행 및 소비자들에게 이에 대한 경고를 시의적절하게 했는지 등을 점검해야 한다. 책임 소재를 확인하고, 재발 방지책을 마련해야 한다.

2.3 중앙은행과 정부가 함께 해결해야
'물가안정'을 존재근거로 삼고 있는 유럽중앙은행이 현 경제위기를 자체적으로 정확히 진단하고 시중에 돈을 풀 것이라고 기대하고 마냥 기다릴 때는 아닌 듯 하다. 유럽정치권은 '룰'을 어겨서라도 유럽중앙은행과 '직접 대화'에 나설 필요가 있다. '물가안정', '중앙은행 독립'은 절대진리는 아니다. 금융위기가 실물경제위기로 확산되고 있고, 이를 억제하기 위한 금융정책과 재무정책의 통합적 대응이 절실하게 요구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 정부도 '관치'로 중앙은행에 영향을 주려하지 말고, 1대1 구성원칙으로 한국은행과 기획재정부가 '금융위기 대책위'를 구성해야 한다. 위기를 위기로 인정하고 대책을 마련하는 진정성을 보여줘야 한다.

3. 한국언론에의 유감: 이데올로기 논쟁
한국 보수언론들(조중동, 문화, 국민 등)은 '미국 금융시스템' 비판을 '체제 비판'으로 간주하는 모습이다 (참조글 보기). 또 그 반대쪽은 '신자유주의 몰락'을 주장하기에 여념이 없다. 물론 이러한 논쟁도 필요하다. 이번 위기는 '은행/금융'의 문제가 아니라 '가치관'의 문제이기 때문에, '현 시장경제 시스템'에 대한 광범위한 토론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그러나 지금 무엇보다 절신한 것은 이번 경제위기의 원인, 배경, 이후 파장에 대한 '사실 확인'과 이에 기초한 공감대 형성이다. 예를 들어 10월 6일자 조선일보의 한 기사를 보면 (기사원문 보기), 미국의 '부동산 담보대출 부실'이 이번 위기의 핵심 원인으로 전제되어 있다. 이런류의 기사는 사실관계를 왜곡하는 악의적인 기사가 되기 쉽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론'이 문제인가? 마치 길거리에 가판대 설치해 놓고 신용카드 발급해 주듯, 주택담보 대출을 해준 미국 은행들은 바보들로 가득찼을까? 그들이 이렇게까지 무리수를 두면서 주택담보 대출을 한 이유가 무엇일까? 이른바 '부동산 대출 부실'이 전혀 없다는 독일의 위기는 어떻게 설명되어야 하는 걸까? 상황은 조선일보에서 한겨레, 프레시안 또는 오마이뉴스에 이르기 까지 크게 다르지 않다. 한겨레에서 '아 이래서 미국발 경제위기가 발생했구나'라는 지식을 주는 기사를 유감스럽게도 단 하나도 보지 못했다.
미국 한 온라인 뉴스 '기자'가 만든 웹사이트를 보자. "The Monday Meltdown"이라는 제목의 웹사이트는 이번 위기의 배경, 주요 사실, 향후 전망 등에 관련된 글/기사(유감스럽게도 모두 '영어')들을 깔끔하게 '모아 놓았다'. 훌륭하다. 특히 이 웹사이트를 만든 '맷 톰슨' 기자가 첫번째로 추천하는 기사 "The Giant Pool of Money"를 들어보자 ('여기'를 클릭, ''도 내려받을 수 있어 영어 공부에도 도움이 된다).
이러한 본질에 대한 이해와 고찰을 바탕으로 할 때 위의 논의들은 값진 결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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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0/07 03:05 2008/10/07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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