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황 1: 미디어 생산자와 소비자의 서로 다른 체감온도
언론/방송기업들이 미디어의 위기를 말할 때, 정작 미디어 소비자들은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라는 탄성을 지르고 있다. 한편에서는 전통적인 신문과 잡지 그리고 방송을 즐길 수 있고, 다른 한편에서는 블로그, 유튜브, 대안 온라인 뉴스 등 새로운 매체의 매력에 흠뻑 빠져 있기 때문이다.

상황 2: 광고시장의 파이가 줄었다
소비자의 매체 선택의 폭이 넓어진 만큼 미디어 시장은 '파편화/세분화'되었다. 또한 시장의 파편화/세분화에 맞춰 언론/방송기업들의 주된 수입원인 '광고시장'도 파편화되었다.
(1) 세분화되면서 각 기업들에게 돌아가는 '파이'의 조각 크기가 작아졌다,
(2) 인터넷/웹 시장에서는 파이 조각들의 대부분을 구글이 꿀꺽 삼켜 먹었다,
(3) 전체 파이의 크기가 이번 경제위기로 크게 줄어들었다.
대표적인 예는 뉴욕타이즈다. 2008년 4/4분기 수익이 무려 48% 감소했고 (관련기사 보기), 광고 매출은 신문과 온라인 영역에서 정확히 50% 축소되었다. 아래에서 다시 살펴보겠지만 이 광고 매출의 대폭 감소가 뉴욕타임즈가 최근 온라인 유료서비스 재도입을 검토하는 배경이다.

아래에서는 현재 북미/유럽지역에서 논의되는 온라인 저널리즘의 여섯가지 수익모델들을 (비판적으로) 정리해 보겠다.

1. 교차지원(cross-subsidization): A사업의 수익이 B(온라인 뉴스)사업으로 흘러들어가고 B는 A의 신뢰도를 높여 A와 B가 서로 교차지원하는 경우다. 대표적인 경우가 '워싱턴포스트'다. 2007년의 경우, 위싱턴포스트(신문+온라인)의 매출이 회사 전체매출의 21,4%, 뉴스위크(잡지+온라인)의 매출이 전체 중 6,9%를 차지하는 반면 Kaplan이라는 교육사업이 전체 매출의 40%를 넘어서고 있다. 즉 '워싱턴포스트 컴파니' 는 언론사업과 관련없는 곳에서 돈 벌어 신문과 잡지를 발행하고 뉴스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는 셈이다. Kaplan의 성공에는 '워싱터포스트'와 '뉴스위크'의 매체 파워가 한 몫하고 있다. 그러나 이 교차지원 모델은 뚜렷한 한계를 가지고 있다. Kaplan 노동자들과 임원들이 자신들 인금 인상대신, 이 인상분과 자사 이윤이 기자들 월급이 되고 있다고 생각하는 순간 전체 회사가 유지되기 힘들다.

2. 광고수입: '현재' 각국 뉴스사이트들의 주요 수익원이나, 안정적인 '수익모델'은 되지 못한다. 광고수입만으로 아직까지는 뉴스 생산비용을 충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도입부에서 설명한 것 처럼, 파편화된 미디어 시장때문에 온라인 뉴스사이트가 노릴 수 있는 광고시장 규모가 현재로서는 너무 작다. 특히 국민경제 규모가 작은 나라들 - 미국, 독일, 프랑스, 영국, 캐나다를 제외한다면 북미/유럽 대부분의 국민경제 규모가 여기에 해당된다 - 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또 하나의 문제가 있다. 이는 다음에 살펴볼 '유료서비스 모델'과 연동되어 있다. 미디어 경제학에서는 신문과 잡지의 경우 '판매량과 광고수입의 순환구조(circulation spiral)'의 존재를 인정하는 편이다 (개인적으로 이 주장에 비판적이다). 신문이 많이 판매되면 광고수입이 증가하고, 높아진 광고수입으로 인해 신문의 품질이 높아지고 - 이 부분의 논리적 연결고리가 문제다 -, 이 때문에 다시 광고수입이 늘어난다는 이야기다.
일부 학자들은 이 '순환구조' 논리가 온라인 뉴스사이트에도 적용될 수 있다는 오판을 하고 있다. 사용자가 많거나 또는 트래픽이 높으면 그 만큼 광고수입이 증가하고 등으로 이어지는 논리구조다. 그런데 신문에서는 판매량 = 판매수입이지만, 뉴스사이트에서는 트래픽 증가 = 수익증가가 아니라 오히려 비용증가로 이어진다. 여기서 신문과 뉴스사이트의 각 수익모델의 결정적 차이를 찾을 수 있다. 신문에서는 판매수입과 광고수입이 '공존'하지만, 뉴스사이트에서는 '유료서비스'와 '광고수입'이 공존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불가능하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또 다른 측면 하나. 과연 높은 트래픽 = 높은 광고단가라는 등식이 뉴스사이트에서도 성립할까? 유감스럽게도 아닌 것 같다. 페이스북(facebook)과 유튜브(youtube)는 천문학적인 트래픽에도 상대적으로 매우 작은 광고수입에 만족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반해 NBC와 Fox가 공동으로 만든 방송프로그램 플랫폼인 Hulu.com의 급성장과 높은 광고수입을 관심있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 미국 광고주들은 현재 선호도가 어디에 존재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3. 유료서비스: 대표적인 성공사례는 '월스트리트저널'이다. 무료뉴스와 유료뉴스를 구분하고 있다. 그러나 WSJ 유료뉴스의 소비자 대부분은 기업과 이른바 '뱅커'들이다. 최근 광고 수입이 줄어든 뉴욕타임즈도 내부적(!)으로 유료서비스 모델 재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관련기사 보기). 그러나 각국 (1) 온라인 뉴스시장 경쟁구조와 (2) 소비자 사용유형을 분석해보면, 온라인 뉴스의 '유료서비스'가 불가능한 (필요충분) 조건을 뽑아 볼 수 있다.
텔레비젼 리모콘을 조작해서 이 방송, 저 방송 켜보다가 '이 프로그램이나 볼까'하며 방송을 소비하는 것 처럼, 소비자들은 클릭 몇 번으로 이런저런 온라인 뉴스 제목들을 쭉 훑어본다. 특히 Digg.com, 네이버/구글 뉴스처럼 소비자들의 이러한 다중적(multihoming) 뉴스소비를 돕는 기재가 다수 존재한다. 경쟁가격결정 이론입장에서 보면, 이러한 소비유형에서는 '(단순)비교의 기회비용'이 0에 가깝다는 것을 의미하고 이는 소비자의 '지불의사(willingness to pay)'를 뚜렷하게 낮추게 된다. 특히 (단순)비교에서 '제품의 차별성', 즉 '뉴스 및 기사의 차별성'이 쉽게 부각되지 않을 경우 지불의사는 바로 0으로 떨어진다. 일부에서 문제삼는 '공짜'를 좋아하는 소비자 심리가 문제가 아니라, 지불의사가 쉽게 형성되지 않는 온라인 뉴스시장의 시장구조가 문제다.
음원 및 영상 공짜(?) 내려받기와 온라인 뉴스 무료소비는 다른 차원의 이야기다. 이러한 구조적 한계와 함께 2번에서 지적한 '유료서비스'와 '광고수입'이 공존하기 힘든 상황이 온라인 뉴스의 유료서비스를 어렵게 한다. 손쉬운 해결 방법은 업자들간의 '가격담합'이다. 그러나 이는 현행법상 불법이다! 온라인 뉴스시장처럼 신생업체의 '시장진입'이 용이한 시장에서는 가격담함이 이루어진다고 해도 그것이 오래 지속될 수 없다.

4. 기부금: 월스트리트저널이 '머독'에게 넘어갈 때, 회사를 떠난 일군의 기자들이 새롭게 만든 ProPublica라는 뉴스사이트의 수익모델이다. 뉴욕출신의 자산가들이 (천만달러가 넘는) 기부금을 출연했다 (자세한 정보는 여기, 그리고 여기). 오마이뉴스Spot.us도 기부금 모델을 (일부) 적용하고 있다. 과거 르네상스시대에 예술가를 후원하는 귀족, 상인처럼 저널리즘을 지원하는 자산가(프로 퍼브리카) 또는 다수 대중(오마이뉴스)에 의지하는 이 기부금 모델은 그 지속가능성이 의심스럽다.

5. 국가의 직접지원: 프랑스 정부가 40% 지분을 가지고 있는 통신사 AFP가 대표적 예다. AFP는 공적 소유구조에 걸맞게 지역 언론사에 '저가'로 뉴스를 공급하고 있다. 그만큼 타 신문과 뉴스사이트의 생산비용을 간접적으로 낮추고 있다. 그러나 문제점이 하나 있다. AFP는 자국의 탄탄한 재정을 배경으로 독일어, 스페인어 등 타 유럽어 서비스를 오래전에 시작했다. 최근 독일의 다수 영세 지역신문사들이 고가의 독일통신사(DPA)에서 저가의 AFP로 협력업체를 바꾸면서 독일 신문 및 온라인 뉴스시장이 크게 교란되고 있다. 독일정부도 이 문제를 가만히 지켜볼 생각은 아닌 듯 하다.
이렇게 언론시장에 정부가 직접 개입한 첫 사례는 미국에서 찾을 수 있다. 바로 1935년 루즈벨트 정부시절 뉴딜정책의 일부인 Federal Writers' Project가 그것이다. 최근 프랑스 사코지 정부가 위기에 빠진 자국 언론기업들에게 선물한 여러 지원책들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할 수 있다 (신문 수송료 정부 분담, 신문 정기구독료 정부 분담 등). 그러나 돈 준 정부와 돈 받은 기업이라는 관계는 '언론'의 비판 기능을 크게 위축시킬 수 있다.

아래 6의 수익모델은 현존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 논쟁 중인 방안이다.

6. 언론진흥기금 및 문화 정액제: 언론을 상수도, 전기처럼 국민 생활의 기초재로 인정하여, 이를 유지하기 위한 세금(간접세 또는 특별세)을 걷자는 이야기다. 대표적 주창자가 Jeff Jarvis다 (지난 블로그 글 참조). 일명 구글세(Google tax)를 도입하자는 주장으로 영국정부에서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이렇게 모인 기금을 누가 관리할 것인가, 과연 투명하게 재분배가 가능할까, 대형 언론기업에게 지원이 집중되지 않을까, 개인 블로거들에게는 어떤 지원을 할 수 있을까 등 여러 의문들이 아직 논의조차 되고있지 않다. 즉 가야할 길이 멀다.
구글세와 다른 형태의 기금/간접세는 현재 독일 녹색당 및 유럽연합 녹색당 연합에서 주장하는 '문화 정액제 (culture flat fee)'다. 문화 정액제는 음원의 DRM 정책을 비판하며 대안적인 음원사용모델로 출발한 정책 제안이다. 소비자가 기계당(노트북, MP3 플레이어 등) 예를들어 매월 2유로를 지불하면 그 기계에서는 모든 음악을 개별 구매없이 즐기게하자는 것이다. 여기에 소비대상을 영상과 뉴스로도 확대하자는 주장이 최근 독일을 중심으로 일고있다. 그리고 소비자 월 사용료를 인상하는 것이 아닌, 디지털 (콘텐츠) 시장에서 독점적 수익을 누리고 있는 구글, 인터넷 망 사업체 그리고 이동통신사에서 분담금을 걷어 소비자 부담을 최대한으로 줄여보자는 주장도 담고 있다.

위의 여섯가지 수익모델들에서 '바로 이거야'라는 느낌이 드는 수익모델은 없다. '온라인 뉴스시장'의 성격과 특성에 대한 공동의 인식지반이 부족한 것도 이 '시계 제로'의 배경이다.
다음 글에서 관심영역을 한국 온라인 뉴스시장으로 좁혀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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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강정수 @npool

2009/02/06 09:09 2009/02/06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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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2/10 12:42 # M/D Reply Permalink

    트랙백 타고 왔습니다. 해외 사정을 잘 정리해 주셨네요.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현재 전세계 뉴스 시장은 한마디로 공급 과잉이라고 정리할 수 있을 듯합니다. 뉴스 소비자들은 공짜로 굉장히 많은 콘텐츠 중 골라잡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오히려 진정 영양가 있는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환경이 더 열악해지고 있다는 부작용도 있지 않나 싶습니다.

    1. jskang@gmx.net 2009/02/10 18:41 # M/D Permalink

      '공급과잉'이 맞는 말인 것 같습니다. 지역의 조그만 신문사도 거대 뉴스사이트들과 경쟁하는 형국이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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