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ad를 기다리는 독일 언론들은 마치 '메시아'의 출현을 기다리는 것 같았다. 대다수 독일 언론들은 자사 기자들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파견했고, 독일 시간 저녁 7시부터 동영상 생중계, 트위터 생중계 등을 통해 애플의 iPad '탄생'소식을 숨가쁘게 전했다. 독일 언론이 실로 '경배'에 가까운 주목과 관심을 표현하고 있는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 독일에 두텁게 존재하는 이른바 애플 팬보이(fanboy)을 위해서, 둘째, iPad가 신문, 잡지에 미칠 영향을 현장에서 직접 분석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언론사'를 위한 메시아는 오지 않았다. 대신 다른 산업들을 위협하는 강력한 대중시장의 탄생을 iPad는 예고하고 있다. 간략하게 나의 첫 느낌을 적어본다.

1. 이른바 테크노 기크(techno-geek)에게는 iPad는 실망스러운 제품이다. 장난하는 것도 아니고 세상에 '플래시'를 여전히 사용할 수 없다고 한다. 카메라는 도대체 어디 있는거야? 스카이프(skype)로 통화할 때 카메라가 있고 없고는 완전히 다른 세상을 의미하는데 말이다. 컴퓨터 운영시스템의 기초인 멀티 태스크 기능은 여전히 달나라 이야기라 한다.
그런데 iPad의 핵심 소비자군은 이들 테크노 기크가 아니다. 499에서 699달러-실제 가격은 여기에 부가가치세를 더 해야할 듯-라는 가격대가 이를 증명하고 있다. 예상했던 1000달러보다 한참 낮은 가격대다. 이 가격정책에서 읽을 수 있는 것은 애플은 처음부터 '대중제품 시장'을 만들고 싶어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iPad에서 중요하게 부각되고 있는 것이 이른바 '뽀다구(Usability)'다. iPad에는 넷북(netbook) 정도의 기능 밖에 없어, 이를 위해 600달러를 지불하는 소비자는 없을 것이다? 천만에 말씀! iPhone보다 더욱 많이 팔릴 것이고, 소비자들은 거리로 거리로 iPad를 들고 나와 '자랑'할 것이다. '나 지금 영화표 예매해', '나 지금 오늘 저녁 먹을 맛집 찾고 있어', '보라! 이 멋진 '나'의 모습을!'하며 말이다.

2. 언론사의 기대를 iPad는 완전히 저버렸다. 음악을 위해 iTunes가 있다면, 책, 신문, 잡지를 위해 애플은 iBook이라는 플랫폼을 제공한다고 한다. 아마 대다수의 언론사들은 자사의 뉴스사이트를 iPad에 최적화시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그런데 iPad로 신문과 잡지를 소비한다? 소비할 것이다. 킨들(Kindle)보다 iPad로 신문과 잡지를 보는 것은 훨씬, 아니 매우 매우 훨씬 '뽀다구'가 나는 일이다. 그런데 문제는 여기에 함정이 있다는 것이다. 이 '뽀다구' 나는 iPad는 Wi-fi기능을 가지고 있다. 클릭 몇번이면 어떤 뉴스사이트라도 바로 방문할 수 있다. iPad에서 '유료 뉴스'를 소비할 매력이 있을까? '사진 보기' 기능은 매우 훌륭해진 것 같다. 그런데 플래시 기능이 없으니, iPad에 최적화된 비디오 플레이어에서 동영상 뉴스를 어렵게 볼 수 있다. 여기에 돈을 지불해? 어림없다. 고로 iPad는 언론사의 메시아는 아니다.

3. 전자책(eBook) 시장. iPad를 통해 크게 성장할 것이다. 우선 '흑백'이 아닌 '칼라' 전자책이 iPad를 통해 처음으로 가능해졌다. 물론 책은 '흑백'으로 읽은 것이 제 맛이다라고 주장하시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그럴까? 그런데 최근 흑백으로 만들어진 중고등학생 용 학습서를 구경한 적 있는가? 흑백 동화책 본 적 있는가? 칼라 전자책과 칼라 e-Reader는 전자책 시장의 표준이 될 것이다. 킨들을 제공하는 아마존으로 볼 때도 크게 손해볼 것이 없다. 올 상반기에 킨들 새 버전을 출시할 때 딱 iPad 수준으로만 만들면 된다. 현재의 킨들에 칼라와 wi-fi기능 추가해서 말이다. 아마존과 애플의 전자책 플랫폼 경쟁은 선두 없는 치열한 경쟁이 될 것이다.
아직도 '전자책'을 거부하는 출판사들이 존재할까? 만약 있다면 출판사업을 접는 것이 그들의 다음 수순이다.

4. 게임시장. 연성(?) 게임시장-가끔 게임 하는 소비자 시장-은 iPad에 큰 타격을 받을 것이다. iPad의 앱 스토어에 게임을 제공하지 못하는 게임업체는 살아남기 힘들 것이다. 왜? 10대들이 이 '뽀다구'나는 기계로 게임을 하기 시작하고, 부모들에게 iPad를 사달라고 조르기 시작하는 순간, 연성 게임시장은 iPad용 앱 스토어(App Store)로 '수렴'될 것이다. 다만 하드코어(Hardcore) 게임광들을 대상으로 하는 게임시장은 iPad의 영향을 받지 않을 것 같다.

5. PMP 시장. 중장기적으로 game over! iPad와 유사한 제품을 만드든 것만이 PMP 제작업체가 살아남는 유일한 길이다.

6. 공중파 방송, 케이블 방송 시장. 드라마나 쇼프로그램을 '정기구독'하는 iPad 사용자가 늘어날 것이다. 이미 iPhone과 iPod touch 용 미국드라마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한국 방송사들도 자사의 프로그램을 iPad 용 스토어에 제공하는 수순을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 정도로 나의 '단상'을 적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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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강정수 @npool

2010/01/28 08:28 2010/01/28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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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태블릿 혁명! 애플 iPad - 6가지 키워드로 이해하기

    Tracked from 늑돌이네 디지털 동굴 라지온 lazion.com 2010/01/28 11:49 Delete

    드디어 우리 시간으로 오늘 새벽 3시, 애플의 태블릿 iPad가 발표되었습니다. 많은 언론 매체에서 이미 이 제품에 관해 수많은 예언(?)이 떠돌았을 만큼 엄청난 관심의 대상이 되었던 제품입니다. 태블릿이라는 이름으로 이미 오랫동안 수많은 제품이 등장했지만 대부분 상업적으로 실패했으니까요. 하지만 애플은 다를 거라 기대했고, 이제 공식적으로 발표되었습니다. 실체를 드러낸 아이패드, 과연 어떤 존재일까요? 9.7인치 화면을 가진 아이폰? 모습을 드러낸..

  2. 애플 타블렛에 대한 나의 예상 적중도는?

    Tracked from drzekil의 Talk about Apple 2010/01/28 12:25 Delete

    난 계속 애플 타블렛 발표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피력했지만, 쏟아지는 루머에 불안함을 느껴 보험으로 "애플에서 타블렛이 나온다면 어떤 모습일까?" 라는 포스팅을 하고야 말았다. 그리고 한국 시간으로 오늘 새벽 애플에서는 타블렛을 발표했다. 보험은 이래서 들어야 하나 보다..^^ 어쨋든.. 실제 제품이 발표되었으니, 나의 예상이 얼마나 맞았는지 살펴보아야겠다. 1. 명칭 iPad.. 정확하다.. 오오.. 내가 맞췄지만 이건 정말 신기하다.. ㅎㅎ 애..

  3. 짧게: 애플 아이패드 (iPad) 발표를 보고

    Tracked from 어쿠스틱 마인드 2010/01/28 15:55 Delete

    결국 수많은 루머들 중 맞은 게 거의 없군요. :( 심지어 바로 이전 포스트에서 떡밥 하나를 덥석 물게 만들었던 마할로 (mahalo.com)의 CEO 제이슨 칼라카니스는 지금 그의 말을 믿었던 사람들에게 집중 포화를 당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는 뻔뻔하게도(^^) 어제 자신이 한 말이 농담인 게 분명한데 뭐가 문제냐는 식으로 대응을 하고 있군요. 분에 못 이긴 사람들이 공격하는 방식이 재밌는데 하나 예를 들어 보면 미국증권거래위원회가 제이슨의 애플..

  4. 아이패드에 숨겨진 애플의 고민

    Tracked from 칫솔_초이의 IT 휴게실 2010/01/28 17:18 Delete

    너무나 소문난 잔치였는데, 먹을 게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없는 것 '같기도' 한 시간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오늘 새벽, 애플 아이패드의 발표회 이후 다양한 반응들이 쏟아졌고 그 반응을 살피면서 오전을 보냈습니다. 이미 수많은 소문이 나돈 뒤여서 그런지 역시 이에 대한 반응은 극과 극으로 나뉘었습니다. 실망론과 예찬론이 교차하면서 정말 다채롭고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넘친 덕분에 오전을 즐겁게 보낸 것 같습니다. 아이패드에 대해서는 이미 많은 정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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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비밀방문자 2010/01/28 16:12 # M/D Reply Permalink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2. 질문하나만 2010/01/31 21:52 # M/D Reply Permalink

    저도 공감합니다 이번 아이패드는 무진장 실망을 금할수가 없지요 (기계 자체가 나쁜건 아니지만 기대치가 너무 높았을까)
    제 생각도 이번 아이패드의 성공여부는 역시 아이북스에 있겠지요 누가 더 많은 책을 확보하고 퍼블리싱할수 있을지 기대가 됩니다
    그런데 이번에도 애플은 동영상 기능을 여전히 터치수준으로만 잡고 있네요
    무슨 PMP가 mp4말고는 지원도 안되고 자막도 못읽고 개인적으로 애플한테 가장 큰 불만인데요 어째서 애플이 동영상 쪽에서 계속 폐쇄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을까요? 소니같이 영화사를 가진것도 아닌데... (PIXAR를 넣어야 되나?)

    1. 강정수 2010/02/01 17:17 # M/D Permalink

      mp4만 제공하는 것은 문제죠. 아마 동영상을 공급하려는 쪽-방송사, 영화사-과 한글 자막 문제 등은 논의해서 해결책을 내놓겠죠.
      이러한 애플의 제왕적 태도의 역사성을 설명한 글이 하나 있어 추천합니다. http://blo9.com/blog/3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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