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은 이제 '무료'로 소비된다
2007 년 미국 CD 판매 시장이 20퍼센트 축소했다고 한다.
'CD 시장'의 축소는 매년 접하는 소식이어서 전혀 새롭지 않다. iTune 등을 통한 음원 판매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지만 위의 20%를 대신하지 못하니,
전통적 음악기업의 위기는 당연하다.
문제의 핵심에는
'음악 소비 의식 및 유형'의 변화가 자리잡고 있다.
음원을 불법(?)으로 다운로드를 받아 본 경험이 있는 소비자, 친구들에게서 CD에 구어진 앨범을 받아 본 소비자에게 더 이상 음악(최소한 음반)은 유료가 아니다.
이러한 개인 경험이 집단화되면, '불법(?)
소비'를 할 때 마다 겪게 되는 '양심의 선택'이라는 소비 장애 요소를 극복하려는 노력이 자연스럽게 생기게 된다. 그런데 ‘소비 개념’을 바꾸면 양심의 문제는 사라지게 된다. 음악,
내가 듣는 음악 파일은 무료이어야 함을 개인 의식에 강제하고, 집단적으로 이를 당연시 여기면 된다.
‘음악(파일)은 무료다!’ 마침표.
재미있는 실험이 있었다. 미국 락 밴드 Nine Inch Nails의 리더 Trent Reznor는 2007년 11월 랩퍼 Saul Williams와 새로운 앨범을 만들었다. 이 앨범을 Reznor는 다운로드 받을 수 있게 했다. 문제는 그가 그의 팬들에게 ‘선택’을 강요했다는 거다. 소비자는 앨범 전체를 다운 받으면서 5달러를 지불할 수도 있고, 공짜로 다운받을 수도 있다. 2008년 1월 2일 현재, 약 154000 명이 앨범을 다운 받았고 이 중 28322명 만이 5달러씩 지불했다고 한다. (관련 기사 보기) Reznor 스스로 ‘매우 실망스러운 결과’라고 한다. -개인적으로 2만 8천명이나 되는 그의 팬들이 돈을 지불(? 기부!)한 것 만으로도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Reznor의 실험을 통해 ‘음악 소비에 대한 의식’ 변화의 단면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소비 의식 및 소비 패턴 변화가 대형 음악 기업들이 안고 있는 핵심 문제이기도 하다. 대형 음악 기업들 – 1위 Universal Music Group (26%: U2), 2위 Sony BMG (21%: Anastacia), 3위 Warner Music Group (14%: James Blunt), 4위 Emi Group (13%: Robbie Williams), 괄호 안 (2006년 세계 시장 점유율: 대표 가수)- 모두가 디지털 음원을 DRM Free로 판매한다고 한다. 이는 어쩌면 당연한 선택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이들이 안고 있는 ‘시장의 위기’는 해결되지 않는다. 축소된 CD 판매량을 다른 수익으로 대체해야하는 과제가 DRM free로 해결되지 않기 때문이다. iTune에 대한 대항마 Amazon을 새로운 유통 강자로 만들어도 음원 가격을 올릴 수는 없는 일이다. 어쩌면 모두 ‘무료’로 제공해야 하는 시대가 올 수도 있다. 소비자가 이를 원하기 때문이다.
http://imeem.com/
Imeem의 실험과 커지는 ‘가수’의 힘
새로운 수익원을 찾는 세계 대형 음악 기업들에게 Imeem의 실험은 매우 유익한 교훈을 준 것 같다. 약 2천만명의 회원들은 Imeem의 음악 서비스-뮤직 비디오 포함-를 무료로 즐길 수 있다. 다만 ‘광고’를 함께 소비해야한다. 2007년 12월 보도들을 보니 4대 대형 음악 기업들 모두 Imeem에 음원 공급 계약을 맺었다고 한다. 그런데 계약 조건이 흥미롭다. 광고 수익을 나눠갖는 것이야 당연하다. Imeem은 음악 기업들에게 ‘회원 메타 데이타 분석 자료’를 같이 넘기기로 했다. Imeem에는 회원들이 자신이 듣고 있는 음악/앨범을 친구들에게 추천하는 기능이 있는데, 어떤 나이와 ‘취향’을 가진 회원이 어떤 곡을 추천하는 가, 어떤 지역에 사는 회원들이 어떤 장르의 음악을 선호하는 가등을 분석한 자료가 음악 기업에게로 전달된다고 한다. 거기다 ‘스트리밍’을 통해서만 음악을 소비할 수 있으니, 이 점도 음악 기업들을 안심시키기에 충분했을 것이다. Imeem의 선례가 더욱 확장될 것은 분명해 보인다. 무료’이던지, ‘유료’이던지 ‘소비’가 존재한다면 ‘유통 망’은 사라지지 않는다. 이 유통망에서 작지만 ‘광고 수입’을 올리고 다음 제품(? 가수!)의 성공을 위해 ‘소비자 정보’를 얻을 수 있다면, 크게 손해보는 장사가 아니다. 그렇다면 굳이 iTune, Amazon에만 집착할 필요가 없다. 위젯을 통해 음악을 대량으로 유통시키고 ‘광고’를 자동으로 달고, 위젯 사용자 정보를 빼올 수 있다면?
‘광고 수익’이 그렇다고 위기에 빠진 음악 기업들을 살릴 수 있을까? 아닐 것이다. EMI를 보자. EMI의 새로운 주인-2007년 6월 부터-이 된 투자회사 Terra의 사장 Hands는 직접 EMI 대표가 되어 ‘조직 군살 빼기’에 나섰다고 한다. 약 6000명의 직원 해고가 결정났다고 한다. 새로운 수익원을 찾아야 한다고 일성을 놓고는 있지만, 개인적으로 볼 때 Hands는 비용/지출 감소에 더 관심이 많을 것 같다. (명색이 ‘투자회사’ 출신 아닌가.) 6000명을 해고한다는 소식도 그렇고, 결국 음반을 내지 못하는 가수를 찾는데 매년 쏟아 붇는 예산을 문제 삼는 것을 봐도 그렇다. (개인적으로 놀란 수치는 ‘신인 발굴’에 9천 2백만 유로를 EMI가 매년 허비하고 있다는 거다. 이 액수에는, 발굴된 신인 가수가 앨범을 내면 이 가수를 위해 지출된 경비는 포함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매년 9천2백만 유로를 결국 소비자가 부담하고 있었던 것 아닌가.)
음악 시장의 부활: 음악은 아편이다에서도 지적한 것 처럼, ‘공연 수익’은 ‘불법 복제’가 불가능한 매우 유의미한 수익원이 될 것 같다. 그렇다면 음악 기업들은 더 이상 ‘음반 판매가 핵심 매출액’을 차지했던 과거의 음반 기업이 아니게 된다. 가수 매니저 역할 및 마케팅을 잘 해야하는 ‘서비스 업체’ 성격을 가지게 되지 않을까 싶다.
이렇게 되면 ‘가수’들의 힘이 더욱 커질 것이다. ‘음반사와 전속 계약’하는 관례도 사라질 수 있다. 몇개의 마케팅 후보 회사 중에서 적당한 마케팅 회사 하나 고르고, 공연 기획사 선정하고… 보다 폭넓은 선택권이 가수들에게 주어질 것이다.
소비가 변하고 유통이 변하면 관련 기업들의 성격 변동은 자동으로 뒤따르는 법 아닐까? 개인적 관심사인 ‘신문/뉴스 소비 및 유통’ 도 음악 시장과 비슷한 운동을 하지 않을까 싶다.
Posted by 강정수 @npoo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