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은 지역 신문의 나라
독일 신문 '시장'은 '지역 신문의 절대 지배'를 특징으로 한다. 판매부수(지역 신문의 판매부수가 전국 신문보다 많다)로 보나, 신문 수(334개의 지역 신문, 8개의 전국 신문)로 보나 지역 신문의 우세가 두드러진다. 크게보면 독일 역사가 '지역 중심의 성장' 그 자체다.

지역 신문 지면은 약 70%가 지역 소식으로 구성된다. 지역 소식은 행정구역 단위로 쪼개져서 세분화되어 기사화된다. 유치원 행사부터, 공원의 어미 백조가 귀여운 새끼를 나은 소식까지....
전국 신문사들의 기자 채용에는 이른바 '신입 기자 채용'이 없다. 일반적으로 지역 신문 기자나 자유 기고가들은, 과거 자신이 쓴 기사를 스크랩해서 전국 신문사의 '경력 기자' 응시에 제출한다.

매주 110만부를 발행하는 유럽 최대 주간지 쉬피겔 (Spiegel)의 편집장인 Stefan Aust는 고졸 출신이다 (중퇴했다는 말도 있다. 물론 '고졸'임을 늘 강조하는 그의 인터뷰 글을 볼 때면 '잘난 척하기는...'라고 내 안의 작은 심술이 발동한다.) 그의 말처럼, 독일은 '기자 이동'이 지역 신문에서 전국 신문으로, 그리고 주간지로 이뤄진다.

이들 지역 신문사들의 수익구조는 매우 탄탄한 편이 었다. '벼룩 시장'이 이들의 주된 수입원이다. 소형 슈퍼마켓 체인점인 ALDI나 LIDL - 이에 대해서는
한겨레 21 기사를 참조, 아쉽지만 '로그인'해야 기사를 볼 수 있는 듯...- 은 매주 1-2회씩 그 주의 '세일 품목'을 전면 광고 형태로 홍보하니, 이 두 슈퍼마켓은 지역 신문들의 가장 큰 광고주일 것이다. 독일 지역신문의 '지역 생활과 연결된 광고'는 독자들에게 '지나친 상업성'으로 비춰지기 보다는, '생활의 나침판' 역할을 한다.

지역 신문의 실험
90년대 후반부터 이들 지역 신문들도 조금씩 온라인 신문 발행에 참여했다. 하루 지난 기사가 올라오는 수준이었지만 말이다. 그러나 'eBay'를 비롯 온라인 상거래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면서, 지역 신문의 벼룩시장은 조금씩 축소되어 갔다. 그렇다고 '지역 신문 위기'가 본격화되지는 않았다.
그 이유들로는 아래의 3가지를 수 있다.
1. '지역 기사와 지역 광고'의 탄탄한 결합이 오래동안 자리를 잡고 있어기에, 빠른 속도로 수익 기반이 무너지지는 않았다. 물론 인쇄 벼룩시장 규모의 감소에 대한 우려가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천천히 나타났다.

2. 독일 사회는 오래전 부터 출산율 낮은 '노령화 사회'로 접어 들었다. 노년층은 아직도 웹보다는 종이 신문을 더 선호한다.

3. 90년대 독일 지역 신문은 포화상태를 맞는다. 즉 더 이상 '성장'이 어려운 시장이 되었다. 안정된 지역 신문을 기반으로 더 많은 '이익'을 찾고자 하는 신문사 소유주들의 눈에 '동유럽' 시장이 들어왔다. 무주공산이었던 동유럽 시장 진출을 위해, 이들은 작은 지역 신문사를 합병하며 '덩치 키우기'에 나섰다. 즉 '수익 구조 다변화'가 이미 90년대 이루어져, 독일 내부 신문 시장 침체를 '절대 절명의 위기'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른바 Web 2.0 열풍과 함께, '신문의 위기'를 목놓아 외치는 신문 사주들의 목소리가 점점 커져갔다. - 루퍼트 머독의 예의 '신문의 위기설'은 독일에도 커다란 반향을 일으켰다.

이들 지역 신문들이 선택한 '위기 탈출 방안'을 몇가지로 정리해 보자.

1. 일부 지역 신문들이 미디어 기업으로 성장하면서 In house 투자회사를 만들었다. 이 투자회사들은 독일의 Web 2.0 기업들을 사들인다. 대표적인 예가 Facebook의 독일 짝퉁
StudiVZ을 2007년 1월 약 2500만 유로에 사들인 Holtzbrinck다.

2. '온라인 벼룩시장' 공동 설립. 예:
Markt.de

3. '온라인 통합/연합 지역 신문'이다. 매우 독특한 흐름인데 이른바 hyper local 경향이다. 로그파일 분석이나 로그인 회원의 거주 지역 확인을 통해, 접속한 지역의 뉴스를 맞춤형으로 보여주려는 시도다. 대표적인 예가 der Westen이다. 독일 최대 지역 신문사인 WAZ가 자사 소유 지역 신문들을 묶어서 만든 웹 사이트다. 2007년 12월부터 하나 둘씩 '모방' 사이트들이 생겨나고 있어, 이러한 흐름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예: http://www.westline.de/

4. '수익 구조 다변화'를 위해 90년대 화려했던 '국제화/세계화'를 다시 한번 시도하는 경향이다. 잡지 중심-지역 신문도 소유하고 있다-의 Bauer는 '웹 사업 진출 전략'을 위한 기구를 만들었지만, '지금으로서는 답이 없다'며, 영국의 Emap - 영국 2위 라디오 업체, 지역 방송사, 신문사 및 잡지사 소유-을 인수하는 전략을 선택했다. 즉 '수익 구조 다변화'가 현재까지는 더 유효하다는 것이다. 독일 최대 전국 신문 SZ 인수에 실패한 WAZ는 올 초, 약 3억 유로의 '투자 기금'을 마련했다고 한다.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시장'을 핵심 투자 대상으로 설정했다고 한다. 아시아 작은 시장에 익숙해지면 중국으로 진출하겠다는, 중국 진출을 위한 우회 전략으로 보인다.

'수익 구조 다변화' 없이 고품격 전국 신문을 만들었던 SZ와 FAZ가 몰락해 가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독일 지역 신문들은 새로운 미래를 다양한 형태로 준비하고 있다. 물론 무엇이 답인지 지금으로서는 알 수 없다. '자본의 여유'가 'Trial & Error' 전략을 가능케 한다.

관련 글:
독일 신문의 위기 1: 신문'사'의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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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지역 신문은 지역 주민의 '삶의 단면'을 볼 수 있는 기사가 중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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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강정수 @npool

2008/01/12 06:22 2008/01/12 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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